영국 “팬데믹 사태 종료 후 중국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어려운 질문할 것”

니콜 하오
2020년 04월 18일 오전 11:43 업데이트: 2020년 05월 28일 오전 9:58

영국이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팬데믹이 종식되면 중국과의 관계를 예전처럼 되돌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산 정권의 전염병 대처 방식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총리 업무 대행을 맡은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팬데믹) 사태가 끝난 후 정말 정말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포함해 교훈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랍 장관의 발언은 최근 중국 정부의 투명성 결여를 지적한 미국의 움직임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의원들은 중국 정권의 은폐로 인해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됐다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다.

랍 장관은 위기가 끝나고 중국 정부와 ‘담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위기가 끝나면 우리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공 바이러스의 발원에 대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퍼져 나갔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분명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에 대한 정보를 왜 공유하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우한 실험실 발원설을 재차 부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관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했다.

영국 정계와 기관은 단호한 중국 거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집권 보수당 의원들은 중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을 이유로 양국 관계 재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최근의 위기로 중국이 우리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영국은 중국 기술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최고 정보기관 MI6 전 국장인 존 소어스 경은 15일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권은 초기 발병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은폐했으며 팬데믹을 일으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에 대한 납품 계획도 재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데일리 메일은 존슨 총리가 장관들에게 영국의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평가하라고 했다고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월 화웨이에 5G 통신망 장비 도입에 상한선을 두는 조건으로 허가했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중국의 팬데믹 대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잘 처리했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지 말자”며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모르는 일이 분명히 일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