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샤댐 최고 수위 육박…中 관영매체, 붕괴 위험 부인하면서도 “일부 변형” 시인

류지윤
2020년 07월 22일 오후 8:46 업데이트: 2020년 07월 22일 오후 9:15

중국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에 폭우가 집중된 가운데 후베이성 싼샤(三峽)댐 일부 변형을 시인하는 관영매체 기사가 나왔다.

지난달 댐 붕괴 우려가 제기됐을 때 “100만 년에 한 번 오는 큰비에도 끄떡없다”던 당국 발표를 옮겨 싣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보도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창장 중·상류에 내린 비로 올해 두 번째 홍수가 시작되면서 지난 18일 후베이성 싼샤댐으로 흘러드는 수량이 한때 올해 최대인 초당 6만1000㎥로 급증했다.

물 유입량은 다음날 초당 4만6000㎥로 감소했지만, 댐 수위는 163.85m까지 올라가 최고 수위인 175m와 불과 11m 차이를 기록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소식을 보도하면서 싼샤댐 관리업체인 중국 장강삼협 집단공사 측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싼샤댐은 양호한 상태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댐과 주변에 설치한 1만2천 개 모니터 장치에 이상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화통신 역시 논란이 됐던 댐의 변형에 대해 “정상 범위 내에 있다”며 붕괴 위험설을 부인했다.

지난 18일 중국 후베이성 싼샤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 신화통신=연합뉴스

싼샤댐 변형에 따른 붕괴 위험설은 지난해 7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1만 2천 개 모니터 장치에 이상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부인했었다.

그러나 이틀 뒤 장강삼협 집단공사 측에서 “기초 부분에 약간 위치이동이 있었다”며 “예상 범위 이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됐다. 변형은 없었다는 당국의 해명을 뒤집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 온라인에서는 “말을 바꿨다”며 반발이 일었다.

이번에는 환구시보가 변형이 없다고 부인한 가운데, 신화통신이 “정상 범위 내 변형”이라며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물쩍 넘어가려는 보도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의 수리(水利) 전문가인 왕웨이러(王維洛) 박사는 “정상 범위라는 변형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수치를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쌴샤댐에 대해 언론 보도와 문헌 자료를 통해 10년 이상 연구해 온 왕 박사는 “중국 공산당은 큰일은 작게, 작은 일은 없던 것으로 전하는 습성이 있다”며 “관영언론이 일부 변형이라고 했다면 실제로는 작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권은 그동안 싼샤댐의 홍수방지기능을 널리 알려왔다. 그러나 이번 폭우를 겪으면서 싼샤댐은 오히려 홍수피해를 키우고 초대형 재난까지 일으킬지 모를 시한폭탄으로 대중에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관영 환구시보는 싼샤댐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에 대해 “외부 세력의 중국 음해”라며 정치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중화권에서는 중국 정권이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