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격해지는 러, “韓 우크라 무기 제공은 적대 행위”

한동훈
2023년 04월 20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3년 04월 20일 오후 1:00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20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反)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발생하면 군사적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파 외무부 대변인은 또한 20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우크라이나 정권을 대리자로 내세운 서방 동맹의 공세에 대한 방어전으로 묘사하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는 전날 러시아 대통령실에 해당하는 크렘린궁과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강경 발언에 이은 또 한 차례의 강경한 반응이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한국이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면 일정 부분 분쟁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것은 확실한 전쟁 개입”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 무기를 제공하면, 러시아는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게시물 제일 하단에 ”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쓰고 굵은 글꼴로 강조했다.

19일 발언 이전까지 윤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평화적 지원을 유지하며 살상무기를 공급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출된 미국의 기밀문서에서는 한국이 폴란드에 포탄을 수출하면, 폴란드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우회 공급’ 논의가 한국 정부 내부에서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포탄을 공급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