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낙태약, 치명적인 부작용 일으킬 수 있어” 의학 전문가 경고

메간 레드쇼(Megan Redshaw)
2023년 09월 6일 오후 6:13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전 10:27

의학 전문가들이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을 유지하도록 작용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수용체와 결합해 조기 유산을 유도한다. ‘임신 10주’ 이내에만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이 사용을 허가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널리 쓰여왔다.

일각에서는 “먹는 낙태약은 페니실린이나 비아그라와 같은 ‘저위험 처방약’이므로 인체에 무해하다”며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이 약물의 안전성이 입증된 적은 없다”며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부작용 또는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어 복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모-태아 의학 전문가인 제임스 소프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미페프리스톤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약물로 여겨진다”며 “무분별하게 처방하거나 복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페프리스톤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극도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작용 및 합병증

2021년 국제의과학저널 큐어스(Cureu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낙태를 위해 미페프리스톤과 또 다른 낙태약인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한 여성들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 100명 중 78%는 과다 출혈을 경험했으며, 66%는 불완전 낙태로 인해 추가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다. 12%는 자궁 외 임신으로 이어졌다.

또한 전체 중 약 절반은 약물 복용 후 심각한 빈혈을 겪었고, 그중에는 수혈이 필요한 사례도 있었다.

2015년 ‘임상 및 진단 연구 저널’에 발표된 낙태약 부작용에 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낙태약을 복용한 여성 40명 중 77%는 과다 출혈, 62%는 불완전 낙태를 경험했다. 또 67%는 부작용으로 인해 수술을 받았으며, 12%는 빈혈 증상이 악화해 수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공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페프리스톤의 중대한 부작용에는 과다 출혈, 박테리아 감염,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 독성표피괴사용해, 혈관 부종, 기형 발생 등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호흡 곤란, 변비, 메스꺼움, 저혈당, 저혈압, 생식기 출혈, 생리 불순, 구내염, 코르티솔 저하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페프리스톤 | 연합뉴스

FDA의 규제 완화

1996년,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특허권을 가진 비영리 단체 ‘인구위원회(Population Council)’는 FDA에 “낙태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약물 요법의 일종으로 미페프리스톤의 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인구위원회는 미페프리스톤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로 미국의 임상 연구 1건, 프랑스의 임상 연구 2건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미페프리스톤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조건’이란 약물 복용 전 임신 주수(週數)를 확인해야 하고,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하며, 충분한 경험이 있는 전문의가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검사 시설이 병원 주변에 있어야 하고, 약물 복용 후 4시간 동안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도 포함된다.

미페프리스톤은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여성들은 과다 출혈, 불완전 낙태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이유로 의학 전문가들은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그런데도 FDA는 2000년 미페프리스톤을 임신중절 용도로 사용 승인했다.

2002년, 산부인과 의사 그룹은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청원서를 제출하며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이 완벽히 입증되지 않았다. 이 약물에 대한 승인을 취소해 달라”고 외쳤다.

FDA는 이후 14년간 이 청원을 검토하다 2016년에 최종 거부했다. 오히려 전문의가 아닌 비의사(Non-Physician)가 미페프리스톤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최대 복용 가능 시기를 임신 7주에서 임신 10주로 늘리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의사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고, 약물의 우편 배송도 허용했다. 이에 따라 합법적 낙태가 가능한 지역에서는 여성이 직접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우편을 통해 미페프리스톤을 받아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낙태약 복용에 제한을 두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의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기이하고 전례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했다.

항소심을 담당한 제5구역 항소법원은 낙태약 복용을 이전보다 까다롭게 했다. 복용 가능 시기를 임신 10주에서 임신 7주로 다시 줄이고, 원격 처방과 우편 배송을 금지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전까지는 법적 효력이 없다.

에포크타임스는 FDA에 관련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메간 레드쇼는 정치학을 전공한 변호사이자 탐사 저널리스트다. 또한 영양 및 운동과학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전통 자연요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