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석유·가스 없으면 인류 문명 무너질 것”

톰 오지메크
2022년 08월 30일 오후 4:27 업데이트: 2022년 08월 30일 오후 4:27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개발해야 하지만, 인류 문명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석유와 가스도 계속 채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에너지 자원 회의인 ‘ONS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화석연료가 계속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석유와 가스가 필요한 게 현실”이라며 “문명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현재 채굴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가 계속 사용돼야 할 뿐 아니라, 현재도 계속 새로운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역을 찾기 위한 탐사를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화석연료의 사용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영국과 노르웨이 사이의 해역인 북해에서의 풍력 발전에 관해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풍력 에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를 이용해 이 북해 지역에서 나오는 풍력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전력 저장기지를 건설하면 겨울철에도 매우 강력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잘 설계된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면 폐쇄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 있는 에너지 정책을 강조했다.

머스크의 이런 발언은 기존의 화석연료 업계가 향후 산업 전망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업체들은 투자 감소, 적대적인 규제 환경, 그리고 새로운 시추를 시도할 때마다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하는 원자재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원유 시추업체 ‘인디펜던스 컨트랙트 드릴링’의 앤서니 갈레고스 CEO는 앞서 에포크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신용대출 한도를 제공하거나 자산담보대출을 실행하기 꺼린다고 지적했다.

갈레고스 CEO는 “6년 전과 비교하면, 오늘날 석유 및 천연가스 회사에 신용 및 담보대출을 제공하려는 은행들은 대략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투자자들은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요인에 모두 영향을 받아 새로 시작하려는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줄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운동에 발맞춰 전 세계 은행 자산의 38%를 차지하는 100여 개의 은행이 유엔 산하 ‘넷제로뱅킹 얼라이언스’ 약정서에 서명했다.

이 약정서에 따르는 은행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50년 혹은 그 이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도록 대출 및 투자 포트폴리오를 ESG에 맞춰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미국 내 은행들도 이 계획에 서명했다.

ESG 운동과 별개로 석유 및 천연가스 채굴 산업은 10년 전 과잉 투자를 겪은 바 있어 현재 투자자들은 이 산업 분야에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급진적이라는 점도 미국의 석유·가스 산업을 힘들게 만드는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매우 급진적이고 불필요한 어려움을 초래하며 미국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허구적인 화석연료 반대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1년 미국 내 석유 추출량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보다 9% 낮았으며,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제 원유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