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흑해곡물협정 파기한 푸틴에 “식량 무기화는 큰 실수” 비판

김태영
2023년 07월 20일 오전 9:13 업데이트: 2023년 07월 20일 오전 9:27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AFP 통신, 쿠르디스탄24 등 외신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만난 취재진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식량을 무기화하기로 한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를 봉쇄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기준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12%, 밀 수출량의 9%를 차지하는 농업 대국이다. 우크라의 수출이 막히자 국제 밀 가격이 폭등했고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커졌다.

이에 러시아는 2022년 7월 튀르키예와 유엔(UN)의 중재로 우크라의 흑해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17일(현지 시간) 러시아 정부는 돌연 해당 협정을 종료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마크롱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해 이 협정에 의존하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이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며 또 이들 국가는 이번 일을 통해 러시아가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터키 방송사 쿠르디스탄24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국가들은 현재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러·우 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가운데는 매우 가난한 국가가 많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 이후인 2022년 5월, 국제 밀 가격은 톤당 444달러(56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흑해곡물협정으로 35%까지 가격이 인하됐지만 이번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인해 국제 밀 가격이 다시 치솟을 것이란 분석이 대다수다. 실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소식이 나온 당일 국제 밀 가격은 3%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