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중국 잠수함 병사 21%, 심리 장애 시달려

정용진
2021년 02월 5일 오후 8:47 업데이트: 2021년 02월 6일 오전 8:49

중국 해군 의대의 최신 연구보고에 따르면 남중국해 잠수함 병사의 약 5분의 1이 심리 및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매우 건강한 심리상태가 요구되는 잠수함 병사에게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데에는 중공군 병사의 심리상태 관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과 함께 지나치게 빈번한 훈련의 영향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잠수함 내에서 복무하는 남성 병사 500여 명을 조사한 이번 연구 결과, 인터뷰 대상 병사 중 21%가 주로 불안장애와 망상증 등 심리적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서는 잠수함 병사의 심리적 장애 유발 요인으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훈련 횟수가 늘어난 데다 매번 훈련 기간도 통상 60일에서 90일에 이를 정도로 해저에서의 장기적인 격리 환경이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군사 전문가인 리정슈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잠수함에서 복무하는 병사는 반드시 매우 강한 심리상태와 스트레스 저항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잠수함은 필연적으로 많은 기계와 무기까지 좁은 공간에 함께 배치하기 때문에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중요한 사실은 일단 해저로 들어가면 하늘과 태양을 볼 수 없고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거의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은 만에 하나 잠수함에서 사고가 날 경우 외부에서는 영원히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해 두려워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이 매우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윈난, 장시 등 여러 지역의 청년들이 병역을 거부했다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같은 달, 인터넷에는 한 중공 군인이 중국·인도 국경지대로 이동 중에 노래를 부르며 통곡하는 영상이 전해지기도 했다.

중공의 관영지 ‘해방군보’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3번씩이나 해군 ‘심리상담’에 관한 글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군사 심리상담 측면에서 중공은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 린잉유 대만 중정대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미군 잠수함에는 군종 목사가 있고 대만은 카운슬러가 있다.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정치위원이다. 정치위원이 잠수함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거나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라고 그 실효성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도 다른 나라 해군이 병사들의 심리상태를 주시하는 것과 비슷한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정슈는 중공의 잠수함 병사들에게 나타난 정신적 건강 문제는 남중국해에서의 지나치게 빈번한 군사훈련과 관련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면 엄청나게 큰 정신적 압박을 받게 된다. 미군은 수시로 다른 함대와 근무 교대를 함으로써 병사들이 자주 육지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공은 2020년 12월 29일부터 2021년 1월 7일까지 하이난다오 서남부, 남부, 동남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한 후 이어서 1월 27일부터 1월 30일까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또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중공은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했는데 그중, 9월 말 무렵에는 동시에 중국 4대 해역에서 5차례 군사훈련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