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탐사보도 기자 “옛 소련 전투기, UFO와 무력 충돌 45회”

정향매
2023년 08월 5일 오후 1:46 업데이트: 2023년 08월 5일 오후 1:47

“냉전 시기 옛 소련 전투기가 45 차례에 걸쳐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 교전했고, 이 과정에서 조종사 두 명이 사망했다.” 

미국 탐사보도 기자가 미 연방 하원에서 열린 UAP 청문회에서 증언한 이 내용은 폭스 뉴스를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UAP는 UFO의 공식 용어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DNI)은 지난 2021년 7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UFO라는 말 대신 ‘미확인 공중 현상(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7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에서 UAP 청문회가 열렸다. 폭스뉴스는 7월 29일, 탐사보도 기자 조지 크냅과 저널리스트 제레미 코벨이 청문회에 앞서 하원 감독위원회에 제출한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편지). 

크냅은 편지에서 자신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KLAS TV의 탐사보도 전담 선임기자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87년부터 UFO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관련 기사 수백 편을 작성했다. 

크냅은 1989년 처음 UFO 관련 소식을 접했다. 미국 정보 당국과 방위산업체가 추락한 UFO를 역설계하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는 당시 초선이었던 해리 레이드 상원 민주당 전 의원에게 이 소문을 알렸고 레이드 전 의원은 더 많이 알고 싶다고 했다. 그때부터 크냅은 UFO 관련 최신 정보를 레이드 전 의원과 공유하고 레이드 전 의원은 스냅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해 크냅은 또 UFO 조사를 후원하는 ‘큰손’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기업가 로버트 비글로우를 만났다. 훗날 크냅은 레이드 전 의원에게 비글로우를 소개했고 이들의 ‘공조’는 30년 넘게 이어졌다. 

크냅의 편지에 의하면 1990년 초 레이드 전 의원과 비글로우의 최대 관심사는 옛 소련의 UFO 조사 프로젝트였다. 

크냅은 1993년 동료 2명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해 냉전 시기 옛 소련 시절 UFO 조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군 관계자, 정보 요원, 과학자 수십 명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이들에 의하면 옛 소련 국방부는 1991년 소련 붕괴 전, 10년 넘게 UFO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퇴역 러시아 대령 보리스 소콜로프가 프로젝트 책임자였다. 

보리스 대령은 크냅과의 인터뷰에서 “옛 소련 전투기는 45차례에 걸쳐 UFO와 교전했다. 전투기는 UFO를 추격하며 총을 쏘기도 했다. 다수 사건에서 UFO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날아가 버렸지만, 전투기가 UFO에 충돌해 추락한 사건이 3번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 두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건을 보고받은 옛 소련 국방부는 공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UFO는 무서운 보복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며 UFO와 마주치면 내버려 두라고 전국 군부대에 명령했다. 

보리스 대령은 크냅에게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옛 소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에서 발생한 사건도 공유했다. 크냅은 편지에 “보리스 대령은 ‘기지 상공에 나타난 UFO는 현장 목격자들 앞에서 놀라운 작전을 펼쳤다. 사람들이 파악할 수 없는 방식으로 ICBM 발사 시스템을 제어한 후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발사할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비밀번호까지 입력된 상황에서 현장 목격자들은 UFO의 ‘작전’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 직전, UFO는 갑자기 사라졌고 ICBM 발사 시스템 전원은 꺼졌다’고 했다”고 썼다.   

크냅은 “옛 소련 국방부가 UFO 사례를 연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UFO는 러시아 영공을 장악하고 옛 소련의 무기 시스템도 지배할 수 있었다”며 “귀국 후 이러한 정보를 레드 의원, 비글로우,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선임 직원과 공유했고 나의 제보는 미국이 몇 년 후 UFO 연구 비밀 프로젝트를 시작한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17년 12월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2007년부터 매년 국방 예산 중 2200만 달러를 ‘첨단 항공우주 위협 식별 프로그램(AATIP)’을 진행하는 데 지불해 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AATIP 지원금은 민주당 상원의장을 지냈던 레이드 전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예산은 대부분 비글로우가 운영하는 우주 항공 관련 회사에 지급됐다.

크냅은 편지에서 “2017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사실이지만 DIA가 처음에 지원한 프로그램은 AATIP가 아니라 ‘첨단 무기 시스템 응용 프로그램(AAWSAP)’이었다”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DIA는 2008년 9월, 비글로우의 회사와 AAWSAP 진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UFO 관련 사례 20만 건 이상을 정리했다. AAWSAP는 애초 5년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외부 압력으로 27개월 만에 조기 종료됐다. 

크냅은 “AAWSAP가 종료된 후 그 잿더미 속에서 AATIP가 시작됐지만, 대중은 비글로우의 팀이 수행한 작업에 대해 여전히 잘 알지 못한다. 의회가 이러한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 바란다.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코벨은 하원 감독위원회에 제출한 편지에서 UFO 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사람들의 알 권리를 주장했다. 그는 편지에서 “UFO는 실제로 존재한다. 이는 주관적 현실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UFO가 무엇을 상징하든, 적어도 역사 기록이 시작된 이래 그들은 항상 존재해 왔고 우리가 생존하는 환경의 일부다”라고 주장했다. 

폭스 뉴스에 의하면 코벨은 UPA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라이언 그레이브스 전 해군 조종사, 데이비드 그러쉬 전 공군 정보장교, 데이비드 프레이버 전 미 해군 사령관 등 내부 고발자를 조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증인들이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동안 크냅과 코벨은 이들 뒤에 앉아 있었다. 이날 그러쉬 전 공군 정보장교 “미국 정부가 인간이 아닌 생명체 유해와 UFO 잔해를 보관하고 있다”고 증언했지만, 미국 국방부는 “감추려는 게 아니라 아직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