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尹 “미사일 분석 결과 美·日과 공유…추가 도발 대비 철저”

이윤정
2023년 08월 24일 오후 12:07 업데이트: 2023년 08월 24일 오후 2:12

北, 정찰위성 2차 발사도 실패
NSC “안보리 결의 상습 위반…응분의 대가”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4일 오전 북한의 도발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를 보고 받고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도발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한 뒤 오전 6시부터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의 분석 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회의에서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8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참석자들은 북한이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이른바 ‘우주발사체’ 발사에 실패한 점에 주목하고 “주민을 기아와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경제 실정과 민생 파탄의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며 그나마 없는 자원을 무모한 도발에 탕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북한 노동자 착취, 사이버 해킹행위, 해상 밀수 등의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긴급 NSC 상임위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3시 50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돼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재발사는 지난 5월 31일 이후 85일 만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에서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24일 0시~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 재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으나 실패했다”며 “신형 위성 운반 로켓 ‘천리마-1형’의 1단계와 2단계는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실패 원인을 점검해 오는 10월 제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 23일 한미연합사 전시지휘소(CP TANGO)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작전 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북한의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올 후반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미연합연습 3일 차인 지난 23일, 한미연합사령부 전시지휘소(CP TANGO)를 찾아 연습 상황을 점검하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CP TANGO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현존하는 가장 심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이러한 시기에 한미동맹의 압도적 능력과 한미 장병들의 실전적 연습·훈련, 확고한 정신 무장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