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첩활동 강화하나…사법 총괄기구 정법위 “지하공작 중시하라”

뤄야(駱亞)
2023년 07월 22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3년 07월 22일 오전 11:52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극한사유(極限思維)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천원칭(陳文淸)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 서기가 시진핑을 치켜세우며 당의 ‘은폐전선(隱蔽戰線·일종의 지하공작)’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해 또다시 특무치국(特務治國)으로 난국을 수습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안으로는 특무치국, 밖으로는 스파이 공작 강화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이자 정법위원회 서기인 천원칭은 지난 14일 ‘국가안전시스템 표창대회’에서 각급 당위원회에 “은폐전선 공작을 중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 지난 16일 에포크타임스에 “천원청이 은폐전선 공작을 지지하고 강화하겠다고 한 것은 쉽게 말하면 특무치국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역사적으로 특무 수단으로 세력을 키웠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의 은폐전선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초기에는 지하당(地下黨)이 있어 공산당 스파이들이 국군(국민당) 고위층에 파고들었고, 최근 수십 년 동안은 방대한 스파이 조직인 국가안전 기구를 설립했다. 공산당은 외국 주재 스파이 기구에 스파이들을 외교관, 언론인, 기업인, 심지어 유학생 신분으로 대거 배치했다.

천원칭은 이 은폐전선 공작에 대한 지원을 독려하는 회의에서 “‘시진핑의 법치사상과 총체적 국가안전관’을 단호히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공영라디오 RFI은 16일 자 논평을 통해 “은폐전선 강화 조치는 시진핑의 ‘극한사유’와 관련됐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이 이른바 ‘은폐전선’을 이렇게 은폐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언한 것은 ‘당 안팎과 국내외에 중국 공산당의 크고 작은 간첩들이 출동할 것’이라고 일깨워 주는 것이다.

시진핑이 말하는 ‘극한사고’와 ‘격랑’은 무엇을 의미하나?

5월 30일, 시진핑은 20차 당대회 이후 첫 국가안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재 우리가 직면한 국가안보 문제의 복잡성과 어려움이 현저히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노선 사고와 극한 사고를 견지하면서 높고 사나운 풍랑(風高浪急), 심지어는 어마어마한 격랑(驚濤駭浪)과 같은 중대한 시련을 겪어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탕징위안은 “시진핑이 높고 사나운 풍랑과 어마어마한 격랑 등을 언급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매우 심각한 ‘망당(亡黨)의 위기’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웨이징성(魏京生) 중국민주운동 해외연석회의 주석은 16일 에포크타임스에 “시진핑의 이 말에는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을 동원하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시진핑이 여전히 내부 숙청을 강화하며 적지 않은 사람을 체포했다는 점에서 천원칭의 발언은 중국 공산당이 이미 불안에 떨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탕정위안은 중국 공산당의 대외 침투 수단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경제 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대외 침투·확장에 주로 회유와 포섭과 같은 경제적 수단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가 안 좋아 스파이와 간첩 행위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중국 내 각종 갈등이 격화하고 실업률이 높아 사회 불안이 우려되는 만큼 중국 공산당은 대내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스파이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펑충이(馮崇義) 시드니과학기술대 교수는 16일 에포크타임스에 독재 정권이 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독재 정권은 적을 만들고 위험을 강조한다. 그래야 민중을 탄압할 빌미가 생기고, 집권자는 정적들을 숙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적들이 각종 평화연변(和平演變·평화적 방식의 체제 전복)이나 색깔혁명을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것이 그들의 표준 통치 방식이다.”

7월 15일, 정법위원회 공식 위챗 계정 ‘창안젠(長安劍)’은 ‘은폐전선의 이름 없는 영웅들’이란 선전 영상을 게시했다.

펑충이는 “중국 공산당은 이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동기부여 메커니즘을 만들어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람을 해치고, 악행을 저지르도록 하고 있다”며 “공산당 지도부가 결정을 하면 아랫사람들은 악행을 저지를 권한을 부여받는다”고 했다.

그는 공산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적(敵人)’을 제거해 왔는데 이제는 조용히 돈 벌기에 전념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며 적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중공이 은폐전선 강화를 요구하는 4가지 이유

웨이징성은 16일 중국 공산당 당국이 은폐전선에 대한 지지를 강조한 이유를 4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중국 공산당이 지금 다방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국정 운영을 엉망으로 해 민중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원성이 크다. 이런 난국을 은밀한 스파이 공작으로 타개하려 한다. 역사적으로 공산당이 여러 차례 위기에 처했을 때 정보공작, 스파이공작 등에 의존해 위기를 넘겼다. 그들도 지금 이것(스파이 공작)으로 파국을 면하려 한다.”

두 번째는 정보기관 내부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징성은 정보기관들 사이에 서로 공을 다투고 짓밟으며 피 터지게 싸우고 있어 매우 혼란스럽다고 했다.

세 번째는 젊은 공산당 간부들이 눈앞의 성과와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정보요원의 안전에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정보기관들이 책임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그들이 서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은 정보 공작에 과거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 천원칭이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한 것도 사실 일종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