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가 정부청사 아닌 고속철 역에 집결한 이유

Li Muyang
2019년 7월 16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16일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국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검열고삐를 잡아 죄고 있다.

지난 7일, 홍콩 시민들은 정부청사가 밀집된 중심지구가 아닌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에 23만 명이 집결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을 잇는 카오룽 고속철역은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리는 곳이다. 시민들이 시위장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는 중국인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홍콩 시위가 시작되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홍콩은 응석받이 어린이” “사회안정이 없다면 경제도 주저앉는다” “투쟁은 무슨 투쟁, 자유가 밥 먹여주나?” 정부와 집권 공산당에서 즐겨 쓰는 말투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카오룽 고속철에 모인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의 의미와 철회 필요성, 홍콩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과잉진압, 보통선거 실시 등 시위의 명분과 쟁점을 본토 중국인들을 향해 알렸다.

중국 현지언론은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배후에 국외 적대세력이 있다”고 매도하고 있다.

중국 자유화를 표방하는 온라인 매체 ‘베이징의 봄(北京之春)’ 후핑(胡平) 주필은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 달리 일반 중국인들은 홍콩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다가 정부에게 탄압을 당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걱정 이면에는 그간 변혁의 바람에 유혈진압으로 대처한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붉은 역사가 스며 있다.

“본토 중국인들은 ‘민간의 항쟁은 결국 실패’ ‘더 큰 탄압을 부른다’라는 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후 주필은 전했다.

다만, 대다수 중국인이 정부 발표, 특히 당 기관지에 실리는 논평에 대해서는 “더 이상 믿지 않는다”라는 게 후 주필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서방 사회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도’를 알아본 설문조사다.

2015년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애시센터(Ash Center)는 베이징 호라이즌 리서치와 공동으로 중국인 3500명을 대상으로 정부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인 98.1%가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후핑은 “마오쩌둥 시절 이후 중국에선 바른말 하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진실을 말하던 이들은 모두 끌려갔고 나머지는 겁에 질려 ‘빈말’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국공산당 시스템 내의 사람들도 이런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 만약 신뢰한다면 뭐하러 그렇게 주민감시에 열을 올리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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