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반대 운동’ 다큐, 대만서 수상 후 홍콩 시위 재조명(영상)

탕하오(唐浩)
2021년 12월 2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5일

지난주 대만 금마장(金馬獎) 국제영화제(58회)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시대혁명(時代革命)’이란 작품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어떤 역사적 기록을 담았고, 어떤 감동을 줄까? 또 시대적 의의는 무엇일까?

“제58회 금마장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은 ‘시대혁명’이 수상했습니다.” 대만 배우 천샹치(陳湘琪)의 수상작 발표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시대혁명’은 홍콩 감독 저우관웨이(周冠威)의 작품으로, 2019년 홍콩에서 일어난 반송중(反送中·홍콩 송환법 반대) 운동 당시 자유를 사랑하는 홍콩 시민이 중공의 침공에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항쟁이 민주화 수호라는 결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홍콩 역사, 나아가 세계사에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저우 감독은 영상으로 밝힌 수상 소감에서 “대만에 감사한다. 금마상에 감사한다. ‘시대혁명’의 마지막 크레디트에 ‘홍콩인 출품’이라고 썼다. 이 작품이 선량하고, 정의롭고, 홍콩을 위해 눈물을 흘렸던 모든 홍콩인의 것이다”라고 했다.

대만 금마장이 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시대혁명’으로 선정한 것도 국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프랑스 AFP통신은 “금마장은 베이징 검열에 대항하는 보루가 됐다. 중국 공산당과 홍콩에서 금지된 영화에 대한 지지를 자주 표명한다”고 전했다.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대만의 이 결정은 베이징을 자극할 수 있지만 용기 있고 두려움 없는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상자로 나선 영화배우 천샹치도 이 영화가 수상한 것에 감동했다.

천샹치는 “오늘 상을 받은 팀은 현장에 올 수 없다”고 했다.

에피소드 1: 중공에 맞서 거리로 나선 200만 홍콩 시민

홍콩 반송중 운동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홍콩 시민 100만 명 이상이 중공의 침공에 맞서 여러 차례 거리로 나선 점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대규모 시위였다. 내가 오늘 봤는데 정말로 100만 명이었다”면서 “그건 내가 본 것 중 가장 규모가 큰 시위였다”고 했다.

그러나 중공 당국과 홍콩 정부는 민의를 외면했다. 그 결과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왔고, 한때 200여만 명이 거리로 나와 홍콩 역사상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홍콩 인구가 약 74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홍콩인 3.5명 중 1명이 거리로 나온 셈이다. 이로써 홍콩인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려는 의지를 충분히 드러냈다.

에피소드 2: ‘홍콩에 영광을’이라는 노래, 해외에까지 전파


이 멜로디가 귀에 익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홍콩에 영광을(願榮光歸香港)’이란 이 노래는 ‘국가(國歌)’에 비유될 정도로 이번 항쟁에서 가장 많이 불려진 노래다. 웅장하고 은은한 곡조, 심금을 울리는 가사는 홍콩인들의 마음을 잘 반영했다.

이 노래는 홍콩 각지에서 들을 수 있었고, 세계 각국으로 퍼져 홍콩인들의 신념을 전달하고 중공의 침공과 탄압을 폭로했다.

에피소드 3: 길이 기억될 구급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선량함

2019년 8월 31일 밤 경찰이 지하철역 여러 곳을 봉쇄하고 무차별적으로 민중을 공격해 많은 사람이 다쳤다. 구급대원이 지하철역으로 뛰어들어 응급처치를 하려 하자 경찰이 셔터를 내려 진입하지 못하게 했다. 한 구급대원이 “사람을 구하려는 것뿐”이라며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했지만 경찰은 꿈쩍하지 않았다.

구급대원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비록 사람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선량함과 헌신적인 용기는 길이 기억될 것이다.

에피소드 4: 전 세계를 감동시킨 수준 높은 시민의식

이번 항쟁에서 홍콩 시민들은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그들은 평화롭고 이성적이고 비폭력적으로 항쟁했고, 인성의 순수함과 선량함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일례로 6월 16일 시위 현장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가 현장에 나타나자 수많은 사람이 길을 터주었다. 군중들은 박수로 떠나는 구급차를 환송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모세의 기적’에 비유됐고, 전 세계 매스컴을 통해 광범위하게 보도됐다. 국제사회는 홍콩 시민들의 이성적이고 성숙한 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했다.

또 경찰의 공격을 막으려고 바리케이드를 친 시위대는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모두 힘을 합쳐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시위대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중국 공산당은 항쟁자를 ‘폭도’로 몰아세웠지만, 이런 장면들을 본 사람은 세상에 이렇게 타인을 배려하는 폭도도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에피소드 5: 시민 21만명이 손 잡고 이은 인간사슬 ‘홍콩의 길’

8월 23일 오후 8시, 많은 홍콩 시민이 거리로 나와 손에 손을 잡고 ‘홍콩의 길’이라 이름 붙인 긴 인간 사슬을 만드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에 참여한 시민은 21만여 명이며 총 60km에 달하는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

왼다리를 잃은 한 남성도 지팡이를 짚고 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 인간 사슬은 굽이굽이 거리를 지나 홍콩의 랜드마크이자 전통적인 홍콩 정신을 상징하는 사자산(獅子山) 위에까지 이어져 어두운 밤에 한 줄기 빛을 뿌렸다.

9월 13일 추석날, 홍콩 시민들은 또다시 대규모 ‘인간 사슬’ 행사를 벌였다. 수많은 사람이 사자산과 타이핑산(太平山) 정상에 올라가 눈부신 광경을 연출했다. 홍콩 젊은이들은 폭정에 굴하지 않는 홍콩인들의 시대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에피소드 6: 항쟁자 탈출 도운 홍콩판 ‘덩케르크 철수작전’

9월 1일 홍콩 공항에서 열린 항쟁자의 행사에도 경찰이 대거 출동했다. 그들은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여러 버스정거장과 부두를 점거하고서 시위대를 포위하는 한편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준비했다.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항쟁자가 걸어서 공항을 빠져나갔지만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상당히 멀다. 이때 뜻밖의 구조부대가 출동했다.

많은 홍콩 시민이 항쟁자들의 안전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차를 몰고가 그들의 탈출을 도운 것이다. 이날 항쟁자들을 태운 차량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광경은 감동적이었다. 한 홍콩 시민은 “당시 자동차 행렬이 10km가 넘었다”고 했다.

이날 호송 작전에 참여한 자가용은 5000대 정도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의거는 홍콩판 ‘덩케르크 철수작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에피소드 7: 기성세대, 젊은 세대 지키려 보호벽 역할 자임

이번 항쟁에 참여한 사람은 대부분 10대, 20대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이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 공격을 받자 장노년층 기성세대도 나섰다. 한 아저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경찰차를 몸으로 막아섰다. 그는 홍콩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젊은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시위대 맨 앞에 섰다. 그들은 홍콩의 다음 세대를 지키는 데 자신의 여생을 기꺼이 바치겠다고 했다.

그밖에도 홍콩인들의 단합력과 시민의식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았다.

중공에 맞서 홍콩인들이 보여준 저항 정신과 용기 있는 행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타임지는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한국의 ‘방탄소년단’ 등과 함께 홍콩 항쟁자들을 선정했다. 이어 타임지 독자 투표에서도 2019년 ‘올해의 인물’ 1위에 올랐다.

이 항쟁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대혁명’이 금마상을 수상하면서 공산 폭정에 항거한 이 역사적인 운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20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톈안먼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하늘이 중국공산당을 멸할 것’(天滅中共)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사진=숭비룽/에포크타임스

시대혁명의 시대적 의미

반송중(反送中) 운동이 일어난 지 2년이 흘렀다. 중공은 끝내 폭력 수단을 동원해 이 항쟁을 진압했고, 많은 항쟁자가 오늘날까지도 행방불명돼 생사를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돌아보면, 필자는 이 ‘시대혁명’은 상당히 독특한 ‘시대적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21세기 공산 폭정에 맞선 비장한 서사시
첫 번째 의의는 21세기 인류가 공산 폭정에 저항한 비장한 서사시라는 점이다. 공산당은 20세기 초반 소련에 첫 공산정권을 수립한 후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갔고, 이에 대응해 중국·한반도·중남미 등지에서 공산당에 저항하는 항쟁이 벌어졌다.

홍콩의 이번 반송중 항쟁은 21세기에 들어 가장 중요하고 주목받는 반공 운동으로, 비록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또한 미래에 공산 정권에 저항하기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이었다.

◇대만 국민들에게 중공의 통일전선 전략과 속임수 경각심 환기
두 번째 의의는 중공의 통일전선 침략에 저항해야 한다는 것을 대만 국민들에게 일깨워주었다는 점이다.

홍콩 항쟁은 2020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 때마침 일어난 이 항쟁으로 인해 대만 국민들은 중국 공산당이 ‘일국양제’와 ‘50년 불변’ 약조를 파기하면서 보여준 통일전선 전략과 속임수를 똑똑히 알게 됐다.
이로써 대만의 친공 정당은 대선에서 참패했고, 중공의 통일전선 포석도 흐트러졌다.

◇중공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 재확인
세 번째 의의는 국제사회에 중공 정권의 폭력적인 본질은 바뀌지 않았음을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구소련과 중공은 모두 폭력혁명으로 정권을 탈취했고, 폭력으로 인민을 학살하고 정권을 다졌다. 이는 공산당의 본질이 거짓(假), 사악(惡), 폭력(暴)임을 말해준다.

덩샤오핑은 나중에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숨기고 때를 기다린다)’를 해야 한다고 했고, 장쩌민은 ‘조용히 떼돈을 벌자(悶聲發大財)’고 했고, 시진핑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공은 홍콩 탄압을 개시했고,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공의 폭력과 살육 본성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번 사건 이후 국제사회는 중공에 대한 경계심과 대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유감스럽게도 구체적 행동으로 홍콩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중공을 다시 인식하고 중공을 포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은 이제 중공의 손아귀에 들어가 영국 식민지 시대에 뿌리 내린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인 가치를 잃었다. 중공은 선거제도도 바꾸고, 학교 교재도 바꾸고, ‘홍콩 국가안전법’도 실시해 홍콩을 ‘본토화’하고 있다. 실로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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