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대, 공자학원 폐쇄 결정…“중국인 부원장, 학술과 무관”

한동훈
2022년 06월 22일 오후 5:42 업데이트: 2022년 06월 22일 오후 5:46

핀란드 공영방송 방송 보도 “내년 1월 예정”
대학 측 “부원장, 中 대사관과 너무 가까워”

북유럽 국가에서도 공자학원 퇴출이 이어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이 교내에 설치된 공자학원을 내년 1월 폐쇄하기로 했다.

유럽 언론은 중국의 소프트파워 침투 및 간첩 행위에 대한 우려, 티베트에 관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토론을 간섭한 일 등이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앨에(YLE)는 지난 16일(현지시각) 헬싱키대학이 올해 말 공자학원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전날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나 스넬만 헬싱키 대학 부총장은 YLE에 “중국 측은 계약 연장을 원했으나, 우리는 협상을 거절했다”며 중국어 교육은 올해 가을학기부터 중국 정부와 무관한 교내 어학센터에서 맡는다고 밝혔다. 공자학원은 내년에 폐쇄하더라도 운영은 여름학기까지만 하고 끝내겠다는 것이다.

헬싱키 대학은 2007년 중국 인민대와 제휴를 맺고 교내에 공자학원을 설치했다. 제휴 계약에 따르면 공자학원 원장은 헬싱키 대학이 임명하고, 부원장과 어학강사 3명은 중국 정부가 임명하고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파견한 중국인 부원장이었다. 헬싱키대학은 이 부원장이 전혀 학술적이지 않은 데다 중국 대사관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YLE는 전했다.

스넬만 부총장 역시 “중국어 강사를 우리가 직접 선발하고 싶고, 중국어 교육도 연구에 기반해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공자학원 운영방식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학원이 대학 운영에도 일정 부분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YLE는 2년 전 자체 탐사보도를 인용해 “공자학원은 티베트 등, 중국의 집권당인 공산당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에 관한 토론이 대학 내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제한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중국 언어와 문화 보급을 목적으로 2004년 한국 서울에 1호점을 시작으로 해외에 공자학원을 설립해왔다. 제휴를 맺은 대학 측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워 전 세계에 지점을 빠르게 늘렸다.

그러나 간첩 활동 거점, 정치 선전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각국에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북유럽에서는 벨기에(2019년), 스웨덴·덴마크(2020년), 노르웨이(2021년)가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미국은 한때 공자학원이 110개에 달했으나 지난 4월 기준 18개로 크게 줄었다.

YLE는 “중국 정부가 임명한 공자학원 직원들은 중국에 대한 서구사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중국의 국가 선전을 유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