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한글, AI 시대 이끌 세계인의 언어 될 것…우리 민족 자긍심”

제577돌 한글날 경축식 기념사

이윤정
2023년 10월 9일 오전 11:26 업데이트: 2023년 10월 9일 오전 11:26

577돌 한글날을 맞아 10월 9일 세종특별자치시 예술의 전당에서 한글날 경축식이 개최됐다.

한글날 경축식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시는 순수 우리말로 마을 이름을 짓거나 한글 사랑거리 조성, 한글 전담조직 구성 등에 앞장서 한글을 상징하는 대표 도시로 꼽힌다.

올해 경축식 주제는 ‘미래를 두드리는 한글의 힘!’이다. 4차 산업혁명, 정보통신 고도화 시대에 최적화된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의 매력과 힘을 확인하고, 한글과 함께 열어갈 소통·화합·연대의 미래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AI(인공지능) 시대를 이끌어갈 세계인의 언어가 바로 한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념사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유럽 순방 중인 한 총리를 대신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했다.

한 총리는 “이미 전 세계 석학들이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적 우수성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어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며 우리말에 기반한 AI 환경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 고유의 언어와 문자 체계로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차고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한글은 문자를 창조한 사람과 함께 창제 원리와 그 속에 담긴 철학이 온전히 전해지는 세계 유일의 문자”라며 “그 자체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자,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AI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고 한글의 가치를 더 많은 세계인과 나누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한글 확산을 위해 세종학당을 2027년까지 350개소로 확대하고, 국가적 지원을 통해 한글문화의 산업화·정보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서 훈민정음 창제의 의미와 한글 우수성 등을 담은 주제 영상 상영에 이어 김주원 한글학회장과 이민우 배우가 각각 훈민정음 머리글과 해석본을 낭독했다.

강릉세계합창대회 어린이 합창 부문 은상을 수상한 ‘세종사계절하모니합창단, 하모나이즈합창단이 ‘훈민정음 서문가’, ‘노래여’ 등을 합창했다. 축하공연은 국내 비보이 1세대인 팝핀 현준이 한글 창제 당시 세종대왕의 고뇌와 백성을 향한 애민 정신을 춤으로 표현했다.

기념식은 정영미 세종학당 교사,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된 세종글꽃체의 주인공 홍죽표 할머니,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의 선창과 함께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