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첫 영수회담…李 작심발언에 尹 고개 끄덕이며 경청

황효정
2024년 04월 29일 오후 5:22 업데이트: 2024년 04월 29일 오후 5:22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약 2시간 10여 분간 함께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양자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720일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차담 형식의 이번 회담은 당초 1시간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약 130분 만인 이날 오후 4시 14분에 끝났다. 이날 회담은 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제안했으며, 이 대표가 이에 화답해 열흘 만에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대표를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때 저희가 행사, TV 토론 때 뵀고 당선 축하 전화해 주시고 국회에 가서 뵙고 정말 오늘 용산에 오셔서 여러 가지 얘기 나누게 돼서 반갑고 기쁘다”며 “편하게 여러 가지 하시고 싶은 말씀 하시고 그러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오늘은 비가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날씨가 좋은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만나는 걸 우리 국민이 다 고대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날씨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준비해 온 이 대표가 “대통령님 말씀을 듣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라고 주저하자 윤 대통령은 “아니다. 손님 말씀 먼저 듣겠다”고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차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해당 원고를 읽었다. 모두발언에는 ▲민생 회복지원금과 추경 ▲국정기조 전환 ▲이태원특별법, 채상병 특검법 등 거부권 행사 법안 유감 표명 ▲의·정갈등 해결 ▲연금개혁 등 요구안이 담겼다.

특히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 달라”면서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진지한 표정으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평소에 우리 이 대표와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이야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을 예상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