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방치된 中 지진 생존자들…“구호품도 못 받아”

알렉스 우
2023년 12월 22일 오후 3:58 업데이트: 2023년 12월 22일 오후 3:58

중국 간쑤성에서 발생한 규모 6.2의 지진으로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중국 전역에 기록적인 한파까지 이어지며 피해 지역 이재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이렇다 할 구호품도 받지 못했다. 여기에 강추위까지 덮치는 바람에, 지진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중국 정부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재민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구호품은커녕 도로에 쌓인 눈조차 치우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기상국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중국 전역에 강추위가 찾아와 강풍, 폭설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베이징과 허난성 정저우시 등지에서는 최저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져 ‘역대 12월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이번 한파는 이달 26~27일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2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량들이 눈 쌓인 도로를 위태롭게 달리고 있다. | CFOTO/Future Publishing via Getty Images

베이징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황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올겨울이 가장 추운 것 같다. 베이징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적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주민 첸 씨는 “기온이 낮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견디지 못할 지경”이라며 “20년 넘도록 이런 폭설은 본 적이 없다. 온 도로가 꽝꽝 얼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도시 환경미화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았고, 이에 반발한 미화원들은 일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제설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도시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경제학자 리헝칭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북부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며 “지방정부들이 재정난에 허덕이는 탓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파에 지진 피해까지

지난 18일 중국 간쑤성을 덮친 지진으로 인해 최소 131명이 사망하고 9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간쑤성에서만 건물 1만 4900여 채가 붕괴됐고, 이재민 약 14만 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2월 19일, 중국 간쑤성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주민들이 불 주변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 CNS/AFP

간쑤성 지진구호본부는 “지진 피해 지역의 구조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앞으로 부상자 치료, 이재민 지원, 피해 복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구호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이곳 주민 정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질적인 구조와 구호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집이 무너져 내려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임시로 지내고 있다. 모닥불을 피워 추위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