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으로 기우는 中 정부, 이스라엘 편드는 中 누리꾼들

메리 훙
2023년 10월 20일 오후 10:32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10:32

중국 당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 팔레스타인 편에 서는 모양새인 가운데, 중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하마스의 공격은 팔레스타인이 겪어 온 역사적 불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튿날인 14일 중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입장에 불만을 드러냈다. 라피 하파즈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이스라엘은 중국의 공식 성명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파즈 부국장은 “중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 학살, 무고한 민간인 납치 문제 등을 명백하게 규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 내부의 반대 의견

이런 와중에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중국공산당의 입장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지난 주말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 공식 웨이보 댓글창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중국 내셔널리즘 활동가들의 악플 테러로 인해 한 차례 폐쇄됐다.

그러자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테러 행위에 반대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댓글을 남긴 중국 누리꾼들은 “그들(중국 정부)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정의감을 가진 중국인들은 테러 조직과의 싸움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힘을 합칠 것”, “개인으로서 이스라엘이 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하마스처럼 비인간적인 조직의 편에 서는 것은 중국의 수치”라며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Tsafrir Abayov/AP Photo/연합뉴스

친이스라엘 발언 등장은

전문가들은 중국 정치계 내부에서 일부 파벌이 의도적으로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다른 의견을 드러내도록 허용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국 정권 내부의 불협화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 중국학자인 펑충이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내부 의견과 중국의 공식 입장 사이에 지속적으로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펑 교수는 “중국 당국의 선전 및 감시 부서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하고, 중국 내부에 분열이 있다”면서”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중국 정부와) 반대되는 목소리가 나오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와 관련,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작가 탕밍(가명)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공산당은 국제 분쟁이 발발해 ‘대만을 무너뜨릴 기회’를 얻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