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뉴스] 티베트 동아시아 대표 “티베트 인권 지지해 준 한국에 감사”

정향매
2023년 11월 9일 오후 12:51 업데이트: 2023년 11월 9일 오후 3:17

“한국 국민과 스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일본에 사무실을 둔 체왕 기알포 아리아 달라이 라마 성하의 중앙 티베트 행정부 동아시아 대표가 지난 6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 6월 한국 국회의원단 티베트 방문 당시 티베트 인권을 적극 옹호해 준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7명은 지난 6월 16일, 티베트 자치구 라싸시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한국 불교계의 비판이 이어졌고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적극 지지한다는 메시지로 국제사회에 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후 티베트 인권 문제를 도외시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민주당 방중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어 불교계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아리아 대표는 “한국 사회의 자발적 지지에 기뻤다”며 “한국 국민과 스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다. 

아리아 대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티베트를 점령한 지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120만 명 이상의 티베트인이 사망하고, 6000개 이상의 사찰이 파괴됐다. 많은 승려가 승복을 벗었고, 기근도 두 차례 발생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티베트를 이른바 ‘사회주의 천국’으로 만들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는 “티베트에 거주하는 티베트인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티베트의 산, 계곡, 강은 물리적으로 중국 당국의 소유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는 티베트인의 충성은 얻지 못했다”며 “티베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와 종교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 당국은 현재 종교와 문화 측면에서 티베트의 정체성을 완전히 파괴하려고 한다”고 아리아 대표는 말했다.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은 달라이 라마로, 불교의 윤회설과 결합한 독특한 방식으로 선출된다.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지난 2007년 1월, ‘티베트 불교 활불 환생 관리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 법령에 따라 모든 라마는 정부에 등록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올해 9월 1일부터 중국에서는 ‘종교활동 장소 관리 방법’이 공식 발효됐다. 이 법령은 모든 종교에 중국 공산당을 옹호하고 이른바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념’을 철저히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리아 대표는 이 법령에 대해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도교 법회를 개최하기 전 반드시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법회 때마다 시진핑의 이념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무신론을 주장하며 종교를 믿지 않지만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중국 공산당의 이념을 추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티베트 언어와 문화를 파괴하려고 한다. 아이들이 티베트 언어를 배울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아리아 대표에 따르면 백만 명 이상의 티베트 어린이가 ‘식민지 기숙학교’라고 불리는 정규 기숙 학교에 보내지고 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티베트어, 티베트 불교, 티베트 문화가 없는 환경에서 중국 공산당의 이념을 교육받고 있다. 

그는 “해당 학교의 목적은 4~18세의 아이를 이른바 ‘중국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라며 “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티베트 문화를 무시하거나 경시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속에서 지난 6월 한국 국회의원 방중단 티베트 방문이 논란이 됐다. 

아리아 대표는 에포크타임스에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가 존재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 티베트인, 위구르인, 남몽골인, 심지어 중국 공산당 정부의 압력과 독재로 인해 중국인들도 자유를 잃었다”며 “자유국가 국민들이 자신이 가진 자유를 적절하게 사용해 억압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국민과 스님들이 중국과 티베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압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은 세계 평화를 주장한다”며 “티베트인은 중국 당국의 이러한 파괴에 맞서 비폭력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티베트인은 중국 당국을 반대하지만 결코 중국인, 중국문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인을 존경하고 함께 어울려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당국은 티베트인이 분리주의자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중국 당국이야말로 티베트인, 몽골인, 중국인(한족)을 분리할 목적으로 관련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