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선의외교’로 세기의 거래 중

2018년 6월 19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7일

북미정상회담 후 각국 언론이 누가 승자인지 열띤 토론을 벌인 가운데 적잖은 언론인이 김정은이 승자라는 주장을 내놨다.

정말 그럴까? 솔직하고 강직한 트럼프가 어떻게 ‘이유극강(以柔克剛: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김)’ 모드로 전환했을까?

주지하다시피 트럼프는 공평하지 못하거나 의롭지 못한 사람과 일에 대해 언제나 사정을 봐주지 않고 “진실을 말하라”며 서슴없이 비판했다. 심지어 거리낌 없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았다.

또 반기를 드는 정치인, 언론의 ‘정치적 정당성’을 앞세운 공격과 여론 압박에 대해서는 그들의 위선, ‘말 따로, 행동 따로’식의 이중 잣대에 공개적으로 맞섰다.

시리아, 북한, 이란, 쿠바 등 인권 박해와 분쟁을 일으키는 ‘불량 정권’에 대해선 조금도 망설임 없이 군사·경제적 제재로 제압했다.

트럼프의 ‘진실’과 ‘강직’은 기존 미국 정치인의 거짓과 위선과는 매우 달랐기에 그는 (사실) 미국 시민에게 사랑받았고, 그것이 또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뜻밖에 태도를 바꾸어 평상시와 다른 ‘이선제악, 이유극강(以善制惡, 以柔克剛: 선으로 악을 다스리고,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김)’의 대응책을 보였다.

◇트럼프가 ‘선의외교(善意外交)’ 선보인 원인 4가지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자주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여러 번 김정은을 가볍게 두드리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칭찬했을 뿐 아니라, 김정은에게 미국 대통령 의전차량 ‘비스트(The Beast)도 소개해줬다. 또, 트럼프는 특별 영상을 준비해 김정은과 북한 당국자들에게 장래 북한이 이전과 다른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미정상회담 후 트럼프는 국제 언론이 질문을 하자 전혀 귀찮아하지 않고 “김정은이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며 “북한이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하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북한 인민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고 칭찬하며 “진정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각종 호의적 태도는 외부의 시각을 혼란스럽게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이 트럼프가 이전 정부처럼 또다시 북한에 속아서 물렁하게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손자병법>에 ‘무릇 전쟁은 정공법으로 맞붙고, 기책(奇策)으로 이긴다(凡戰者 以正合 以奇勝)’는 말이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선보인 특출난 ‘선의외교’는 그의 사업적 마인드인 ‘중적난료, 출기제승(眾敵難料 出奇制勝,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승리함)’을 재차 증명했을 뿐더러 그가 북한 문제를 깊이 파악하고, 연장자로서 김정은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와 인류 그리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먼저 선의외교로 돌아선 첫 번째 원인을 짚어본다.

대통령 선거 출마 전,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근본 열쇠가 중국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또, 중국과 북한이 오랜 시간 핵문제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 방식을 취하며 서로 의지하고 상호 이익 증대를 도모해온 관계란 것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북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입김과 지원을 끊어야 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북한을 마음대로 다루거나 고압적 자세로 밀어붙인다면 오히려 김정은을 중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꼴이 될 것이 아닌가. 이는 중국이 바라던 바일 것이다. 또, 중국이 북한을 더 옭아맬 수 있어 ‘중국-북한의 짜고 치기’ 동맹구조가 더 튼튼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원래 계산한 결과였다.

그러므로 트럼프가 과감하고 기발한 선의외교를 펼친 것은 김정은의 핵 포기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해 보는 한편 김정은이 ‘개사귀정(改邪歸正: 잘못을 고치고 바른길로 돌아옴)’할 수 있게 타이르는 최고의 선의이다. 미국과 협력해 핵을 포기하면 그 자신과 북한 인민들이 완전히 새롭게 번영할 길을 찾게 되고, 중국의 가식적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야말로 김정은과 북한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을 보자.

북한이 미국의 선의를 따라갈 수도 있음을 중국이 설령 눈치채고 막으려고 해도, 트럼프는 중국을 제압할 대책과 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미국 최대 무역적자가 중국 때문이고, 미국은 현재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자에게 자신은 중국이 현재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옭아매려 한다는 것을 안다고 분명히 밝히며, “우리는 거대한 지렛대(leverage)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갖은 수단으로 김정은을 옭아맬 것을 일찍이 예견했다. 북한은 이 ‘전략적 속박’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싸우지도 않고 굴복했고, 트럼프는 이미 경제, 군사, 외교 등 많은 방면에서 대책을 마련해 중국이 취할 다음 대응에 대해 준비를 마쳤다.

북미정상회담 전, 트럼프는 G7 정상회담에서 난데없이 러시아를 정상회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는 이미 미국이 중국의 의도를 꿰뚫어보고 중국과 지렛대 게임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세 번째 원인도 중요하다.

김정은은 취임 후 인민을 학대하고 인권을 박해했으며, 자기 형과 고모부를 죽였다. 또 미국 대학생인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조차도 학대해 숨지게 했다.

이 모든 만행을 트럼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 중심적 사고의 트럼프는 아버지의 시각에서, 김정은의 포악무도함이 어릴 때부터 독재자 아버지를 보며 자란 영향이라고 봤다.

트럼프는 자기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아버지라며 “아버지는 내 삶의 모델”이라고 줄곧 강조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자녀 교육을 각별히 중시했다. 트럼프의 예전 비즈니스 파트너는 트럼프의 아이들이 교육이 매우 잘됐고 술·담배나 마약을 하지 않는다며, 다른 재벌 2세 자녀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겨우 34세인 김정은은 72세인 트럼프의 자녀들보다도 어리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이 겨우 26세의 나이로 북한 정권을 다스릴 준비를 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윗사람인 트럼프는 아마 큰 선의로 이 어린 독재자가 개과천선할 수 있게 이끌고,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이용해 북한이 새로운 미래를 열도록 한번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김정은의 정권 장악과 언행은 2300만 명 북한 인민의 운명을 쥐고 있을 뿐더러 수많은 타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약 김정은이 선하게 바뀐다면 북한 핵무기 해체, 그리고 전쟁 위기도 해소될 것이다.

한 가지 더,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선의는 시진핑(習近平)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트럼프는 여러 번 시진핑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시진핑은 친구이자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항상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 정권을 분리해 생각하고, 그 둘을 동일시하지 않았다. 즉, 시진핑 개인에 대해서는 줄곧 좋은 말을 했지만, 중국 공산당 정권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엄격하게 반격했다.

트럼프는 어느 정도 시진핑을 공산 체제의 사악한 늪에서 끌어내려고 차근차근 일깨워주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이 기회에 김정은과 그의 인민들이 공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원인.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영향력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시점이 아니고서는 군사력을 쓰려 하지 않는다. 전쟁으로 무고한 인명피해, 특히 남한과 북한 주민들이 희생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한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북한과 매우 가깝고 공격받기가 매우 쉽기 때문에 만약 전쟁이 발발하면 2000만~3000만 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만약 내가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해서 3000만 명 혹은 그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회담을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더구나 북한 핵무기 배치가 불분명한데 경솔하게 전쟁을 일으킨다면 주위의 일본, 중국 등지의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는 그래서 강력한 대응 대신 오히려 동등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며 적대감을 버리기로 했다. 또 그는 사교적인 협상기술을 이용해 양측 간에 가장 초보적인 신뢰를 형성하고 평화 추진과 핵 폐기의 후속 행보를 이어갔다.

장래 미국이 정말로 북한과 구체적인 주요 비핵화 거래를 달성해 북한 정권이 평화적으로 해체되고 변하게 돕는다면, 단 한 명의 군사 없이도 수천만 명이 오래도록 평화와 안정을 누릴 것이다. 또, 동아시아 정세와 국제 정치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기고 나아가 중국 내부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트럼프가 정말로 마음속에 품고 있는 ‘세기의 거래’란 이것이다. 이 거래는 금전적 이익이 아니라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생명과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평화 도모 위해 세기의 거래 중

트럼프는 “나는 신속히 행동에 옮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만약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참을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가 시절 트럼프 타워(Trump Tower) 같은 굵직한 거래를 돌아보면 모두 몇 년간 공을 들여야 완성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중대 거래일수록 더 많은 숙성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역사적 거래를 두고 트럼프는 이미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북미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는 단지 4가지 중요사항만 간결하게 나와 있어 너무 섣부르게 일처리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성명은 트럼프가 성과에만 급급해하지 않고 북한을 중국의 손아귀로 돌려보내는 것을 피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트럼프는 오히려 길게 보면서 우선 호의를 가지고 북한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허실을 따질 뿐만 아니라, 나아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세부적인 핵 폐기 작업을 완성하도록 이끌어 진정한 비핵화를 이루는, 세기의 거래를 굳히려 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小不忍, 則亂大謀)”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이런 장기적인 구상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마음의 준비를 했고 ‘인내’하며 언론과 정치인의 비평과 의혹에 맞섰다.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각 방면 의혹에 대해 트럼프는 “이 회담은 많은 성과를 거뒀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분명히 느꼈지만,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는 모두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례적인 설명을 했다. 트럼프는 혼자 힘으로 모든 압박을 견뎌냈다.

트럼프의 시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해야만 비로소 미국의 이익과 안전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있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이익과 안전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이자 북한의 핵 위협을 진정으로 없앨 수 있는 최소비용의 거래란 것이다.

세기의 거래, 그 대국(大局)은 이미 배치됐다. 다음은 김정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것이 남았다. 트럼프와 함께 윈윈(win-win)해 역사에 이름을 남길지, 아니면 공산주의 체제와 함께 침몰해 연기 속으로 사라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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