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길, 24절기] ‘입춘대길(立春大吉)’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소서

연유선
2024년 02월 4일 오전 9:00 업데이트: 2024년 02월 6일 오전 10:48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긴다.

봄의 시작, 입춘을 맞아 새해의 복을 기원하며 서예가가 입춘첩을 씁니다. 한 자 한 자 정성을 담아 써 내려갑니다.

다 쓴 입춘첩은 대문에 풀칠해 붙입니다. 입춘첩을 붙이며 한 해의 복을 기원했던 조상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월 2일(금)부터 3일간 ‘입춘’ 세시행사를 진행합니다.

박물관 안내데스크에서는 선착순으로 입춘첩을 관람객에게 나누어 줄 예정입니다.

이은미|학예연구관 “이날을 맞이하여 새해에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입춘첩을 써서 대문이나 기둥, 벽 같은 데 붙이는 것이 바로 입춘첩입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새해의 첫째 절기로 올해는 설날인 2월 10일(음력 2024년 1월 1일)을 엿새 앞둔 2월 4일(음력 2023년 12월 25일)입니다.

과거에는 입춘 전날을 철의 마지막이라는 뜻의 ‘절분(節分)’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날 밤을 ‘해넘이’라 부르기도 했죠.

입춘은 만물이 다시 따스함을 되찾는 때로, 옛사람들은 복을 기원하는 의미의 글을 써서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습니다. 이를 입춘축, 입춘서, 입춘방, 입춘첩이라고 합니다.

입춘첩은 성종 13년(1482년)에 임금이 입춘에 신하들에게 각자 글을 써 대문에 붙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입춘첩의 여러 문구를 살펴볼까요?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ㆍ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ㆍ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입춘에 관련된 속담도 많이 있는데요.

대한을 지나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장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고 했습니다.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합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따르면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캐어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데요.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음력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으면 ‘쌍춘년(雙春年)’이라고 하여 그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우리도 봄을 기다리며 한 해 동안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입춘첩을 붙여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