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뇌 속 ‘좀비세포’ 축적 가속화” 연구

제시 장(Jessie Zhang)
2023년 11월 25일 오후 11:17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04

코로나19가 뇌에 일명 ‘좀비세포’의 축적을 가속화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좀비세포란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세포가 죽지도 않으면서 계속 남아 주변에 염증처럼 해로운 물질을 방출하고 다른 정상 세포에 피해를 주는 오래된 세포를 말한다.

최근 호주 퀸즐랜드대학교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SARS-CoV-2’가 뇌의 세포에 조기 노화를 유발하고 이렇게 노화한 세포의 축적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훌리오 아구아도 퀸즐랜드대 수석 연구원은 “노화세포는 조직 염증과 퇴행을 촉진해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 기억 상실 등 인지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뇌세포 융합

이와 관련, 앞서 올해 초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SARS-CoV-2’ 바이러스가 뇌세포의 융합으로 이어져 신경계에 만성적인 신경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마시모 힐리어드 퀸즐랜드대 분자‧세포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뇌세포를 서로 엉겨 붙게 만들어 ‘융합’시킨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뇌세포 융합이 초기 단계의 코로나19와 관련된 신경정신과적 증후군은 물론, 장기 코로나19 후유증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백신 포그’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더라도 관련 증상을 겪을 가능성은 다분히 존재한다. 그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브레인 포그와 두통, 기억력 장애 증상을 경험했다는 보고들이 집계됐기 때문이다. 예방 접종 후 발생하는 이른바 ‘백신 포그’ 현상이다.

이에 대해 항감염제 및 항바이러스제 전문가 유홍 동 박사는 “‘SARS-CoV-2’가 다양한 유형의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SARS-CoV-2’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백신도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 박사는 인체의 자가 회복 능력을 강조하며 “뇌 손상을 막을 가장 좋은 세 가지 방법은 당 섭취를 조절하고, 양질의 수면을 취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체란 신이 창조한 정교하고 복잡한, 스스로 유지하고 (결함을) 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표현한 동 박사는 “인체에는 고유의 자체적인 작동 방식이 있으며,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질병이 발생해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좀비세포 표적 치료법

다행히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세포(좀비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실마리를 찾았다. ‘나비토클락스’와 ‘피세틴’을 비롯,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약물 성분들을 확인한 덕분이다.

아구아도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생쥐에게 이 약물들을 적용한 결과 뇌가 다시 활성화했으며 신경퇴행성 증상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구아도 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이러한 약물들이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에 관한 추가 연구는 필요하다. 이에 아구아도 연구원은 “작용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로 바이러스 감염과 노화 및 신경학적 문제 사이의 복잡한 관계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