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우한 상인들, 시장 철거에 울상

박숙자
2024년 01월 16일 오후 1:1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6일 오후 1:14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샤오둥먼(小東門) 수산물 시장의 400여 개 점포 상인들이 생계 수단을 잃게 됐다. 당국이 일방적으로 시장 철거를 결정하고 12월 1일부로 상가를 비우라고 통지했기 때문이다.

우한시 우창구에 위치한 샤오동먼 수산물 시장은 30년 이상 된, 현지에서 꽤 유명한 시장이다. 현재 400여 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고 주민 수십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샤오동먼 수산물 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갑자기 지방정부로부터 시장 철거 통지서를 받았다. 현지 정부는 지하 가스관에 안전 문제가 있어 철거한다며 12월 1일부로 상가를 비울 것을 요구했다.

시장 상인들로서는 생계가 걸린 문제인 데다 철거 이유를 둘러싸고 갖가지 소문이 돌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철거 통지 이후 현지에서는 ‘도로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철거한다’, ‘시장 부지를 개인이 매입했기 때문에 철거한다’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통지를 받은 상가 세입자들은 각급 정부 부처에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해 11월 30일, 당국은 특수경찰, 경비원, 도시관리 요원 등 1000여 명을 동원해 시장을 봉쇄하는 울타리를 치려 하자 상인들이 막아서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리(李)모씨는 지난해 12월 4일 에포크타임스에 “경비원과 경찰을 합치면 1000명이 넘었다”며 “밤 12시가 되자 경비원들은 25중학교 안에 숨어 있었고, 상인들은 그들이 울타리를 치지 못하게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리씨는 “30일 밤 12시 무렵 경비원과 특수경찰이 사람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앞에 서서 가로막고 있던 아주머니 대여섯 명이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일부 여성들이 위챗방을 통해 “평생 이 시장에서 일해 왔는데 개처럼 쫓겨났다”고 말해 마음이 많이 괴로웠다고 했다.

리씨에 따르면 리씨 내외는 2년 전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 시댁의 가업을 물려받아 시장에서 수산물을 팔았지만 전염병 때문에 힘들게 버티고 있었고, 주택담보대출금도 한 달에 3000여 위안씩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살길이 막막하다며 당국의 처사를 원망했다.

“대출금 갚고, 아이 키우고, 기본적인 삶을 유지해야 한다. 부모님 노후 자금을 쓰고 있다. 저축한 것도 없다. … 코로나 때도 살아 남았는데 지금이 더 어렵다. 정부 조치 때문이다. 이제 400여 점포 상인들이 생계 터전을 잃었고, 경기가 좋지 않아 새로운 생계 수단을 찾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