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털루대, 스파이 거점 의혹 공자학원 폐쇄

한동훈
2022년 11월 30일 오후 6: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4:38

캐나다 워털루대 레니슨 칼리지가 교내에 설치한 공자학원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세계 각국에서 ‘저렴한 중국어 교육 제공’을 내세우며 급속히 퍼졌던 공자학원이지만,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레니슨 칼리지 대변인은 “폐쇄 후에도 업무에 지장이 없어 계약 만료 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학교는 2007년부터 상하이외국어대와 제휴를 맺고 교내에 공자학원을 설치했으나, 지난해 10월 계약 만료 후 연장 없이 그대로 학원 문을 닫았다.

대변인은 “공자학원은 학위 프로그램 대상이 아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자학원은 2004년 중국 정부의 출자로 한국 서울 강남에 처음 설립됐다. 중국어와 중국 문화의 교육을 통해서 세계 각국과의 우호 관계 증진을 내걸었지만, 구미에서는 “스파이 활동 거점”, “공산주의 이념 선전 기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는 2013년 맥매스터대학이 고용 절차를 이유로 세계 최초로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학원 운영을 중국 측이 직접 관리하면서, 교사 채용 시 중국 공산당이 탄압하는 파룬궁 수련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차별했기 때문이다. 종족이나 인종, 신념, 종교, 신앙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은 캐나다에서 불법이며 제재 대상이다.

이후 캐나다에서는 공자학원 퇴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공대와 브록(Brock)대학이 공자학원 폐쇄를 발표했다.

캐나다 교육계 고위 인사들도 공자학원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 뉴브런즈윅주의 전 교육장관 도미니크 카디는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여론 공작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디 전 장관은 지난달 에포크타임스에 “우리 주의 공립학교에 설치된 공자학원은 지난 8월까지 모두 폐쇄됐다”고 말했다.

브릭즈윅주 교육당국은 캐나다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중국 학교와의 관계를 2027년까지 모두 끝낼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학원의 위험성은 중국어 교재 등 교육 자체보다도 중국 측 인사들이 대학 관계자와 지역사회 인사들과 접촉하는 ‘침투’ 창구 역할를 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측 인사들은 대학 관계자들에게 무상 중국 여행을 제안하거나 연구 위촉, 지원금 등을 제공하면서 사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그 밖에 학생들이 교내에서 벌이는 중국이나 공산당에 대한 비판 활동을 억누르는 일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공자학원 설립을 계기로 현지 중국 대사관, 영사관 직원들이 학교를 드나들면서 영향력 있는 인사를 물색하거나 정보수집, 친중친공 인사 포섭 활동을 벌이는 정황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캐나다 매체 글로벌뉴스는 지난 7일 토론토 중국영사관이 2014년 정체불명의 단체에 100만 달러를 송금한 혐의가 있다고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의 브리핑을 인용해 전했다.

당시 토론토 교육위원회는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단절할 것인지 표결을 진행했는데, 이 정체불명 단체는 관계 단절에 반대하며 공자학원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운동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공자학원을 지지하는 시위와 난동도 벌어졌다.

결국 다수의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 들고일어나면서 표결은 공자학원 퇴출로 결론 났지만 이 사건은 공자학원과의 계약이 단순히 학교 대 학교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정부가 개입하는 사안이라는 경각심을 심어줬다.

미 국무부는 공자학원은 통일전선공작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며, CSIS 역시 중국 영사관이 캐나다에서 통일전선공작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전선공작은 상대국에 지지 세력, 내통 인사를 심어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침투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