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홍콩판 국가안전법, 중국은 무엇이 두렵나

천쓰민(陳思敏)
2020년 7월 6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7일

중국에서 ‘홍콩판 국가안전법’(홍콩 안전법) 추진 소식이 전해지고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법안 통과, 발효, 시행까지 마무리됐다. 올해부터 매년 7월 1일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기일이 됐다.

공개된 전문에서 드러난 홍콩안전법은 정상적인 국가의 법률이 아니라 폭력조직의 규칙에 가깝다. 특히 제62조는 이 법이 홍콩 사법의 위에 있으며, 제65조는 이 법 위에 중국 공산당이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은 홍콩안전법으로 기세 흉흉하게 홍콩을 압박하지만, 중국 문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심각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반공 정서의 중국 본토 확산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 기간 중국 온라인에도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레넌 벽이 등장했다. 중국인들은 여권이나 신분증 사진으로 자신을 인증하며 “5대 요구사항 지지” “폭정만 있고 폭도는 없다” “홍콩 화이팅”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는 올초까지 이어졌고 지난 2월에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을 가장 먼저 알렸던 의사 리원량이 숨을 거뒀다. 중국 관영매체는 죽음을 알렸다가 정정 후 다시 보도하는 오보사태로 리원량을 ‘두번 죽이기’해 성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

분노한 중국인들은 공산당 정권에 ‘5대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홍콩 시위대를 따라 배운 듯 했다. 요구사항은 ▲리원량에 대한 훈계서 ▲관련 글 삭제령 철회 ▲관련 글 작성자 기소 중지 ▲독립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련자 철저 조사 ▲언론 자유 등이었다.

이들은 “언젠가 리원량 의사의 사진을 들고 길거리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역시 홍콩 시위대와 같았다.

지난 2월 6일 23시께 기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의사 리원량 사망’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2천만 건이상 검색됐고, 게시물 총 조회수는 5억4천만건, 댓글수 73만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일부만 거리로 나왔더라도 공산당으로서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을 일이다.

중국 공산당은 언론을 봉쇄하고 가짜뉴스로 도배했지만, 홍콩의 민주화 항쟁은 중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공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홍콩의 민주화 항쟁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공산당 정권은 불안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중국 공산당 국무원은 2019년 12월 대규모 실업 사태를 예방하겠다면서 “돌발사건처리 체계 완비” “실업사태에 따른 집단행동에 즉각 대응” 등 방침을 밝혔다. 그만큼 실업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당국은 중공 바이러스의 실상 폭로에 대한 우려 속에서, 향후 발생할 경제위기가 겹치면 집단행동이 증가하리라고 예측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실직자들의 집단행동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당국이 집회·시위 등 전국 집단행동 통계 발표를 중단한 가운데 시민기자들이 감춰진 통계를 추적하고 있다. 당국은 이들을 선동·소란죄로 체포하고 있지만, 중국 노동자들의 온라인 게시판인 CLB(China Labour Bulletin)에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올해 1월~7월 중국에서 발생한 파업 등 집단행동 집계 | clb.org.hk 화면캡처

CLB는 수년간 자체적으로 중국 전국에서 발생하는 파업 등을 조사한 집단행동 지도를 제공한다. 지도 위의 점과 숫자는 집단행동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 거의 모든 지방에서 최소 1700여 건의 노동 항쟁이 발생했다. 이는 전체의 일부만 집계한 수치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전국에 붉은 점이 표시됐다. 1월~6월 최소 28개 성·시에서 276건의 노동자 집단행동이 발생했다. 지도를 보면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는 국영기업 노동자들이 밀린 급여를 지급하라며 시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건을 게시물에는 “베이징 진잔(金盞)향 경찰이 경찰관할이 아니라고 했다. 급여를 받아내기 어렵다.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위법인데 경찰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라는 해당 노동자들의 신고내역이 담겼다.

CLB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집단행동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파업·쟁의는 이보다 수배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1세기 중국의 집단항쟁에서 부족한 것은 항쟁 의지가 아닌 조직적인 지원이다.

중국의 민중항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갈수록 취약해지는 정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안전법이 홍콩의 길거리 시위를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홍콩 민주 항쟁 정신은 언젠가 중국 민중이 들고일어나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

역사를 보면 어떤 독재정권이든 폭정을 무너뜨리는 ‘최후의 지푸라기’가 등장한다. 시간의 긴 흐름에서 본다면 현재는 중국과 홍콩을 강압적으로 통치하는 공산당 정권이 망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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