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국 공산당 시위대, 미 상원의원 사무실 난입 항의

한동훈
2024년 04월 14일 오후 6:15 업데이트: 2024년 04월 14일 오후 10:18

미국의 극좌파 반전운동 단체 ‘코드핑크’가 이스라엘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미국 연방상원의원 사무실 복도에 난입해 항의했다.

코드 핑크 회원들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상원의원 사무실이 들어선 건물에 진입해 복도를 점거한 채 공화당 소속 조쉬 홀리 상원의원을 둘러싸고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지지한다”고 비난했다.

홀리 의원은 코드핑크가 중국 공산당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 소수민족 탄압은 대량 학살로 생각하느냐고 응수했다.

이날 홀리 의원은 시위대에 둘러싸인 모습을 찍은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고 “시민운동을 가장한 시위꾼(astroturf wackos)”이라고 혹평했다(영상 링크).

해당 영상에는 코드핑크 회원들이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홀리 의원은 “2002년에 설립된 코드 핑크는 스스로를 전쟁에 맞서 싸우는 풀뿌리 조직이라고 설명하지만, 전체주의 중국 정부를 대변하고 미국과 중국 간의 협력을 촉구하는 친공산주의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코드핑크는 자신들을 ‘평화를 위하는 여성들(Women for Peace)’이라고 부르는 극좌파 반전(평화) 운동 단체다. 팔레스타인, 이란을 지지하고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를 수용하는 관타나모 수용소를 비판해 왔다. 이들은 여성이 주도하는 조직이지만 남성들의 참여도 장려한다.

그러나 최근 수년 전부터는 중국 공산당을 옹호하는 활동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의정활동에 대한 방해를 노골적으로 전개하며 그 수위를 높여 왔다.

지난 11일 극좌 여성 반전단체 ‘코드핑크’ 회원들에 둘러싸인 조쉬 할리 미국 연방상원의원 | 엑스 @HawleyMO

지난해 3월에는 코드핑크 회원들이 의회 청문회를 방해하며 상원의원들에게 소리를 질러 중국 공산당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군사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미 연방 하원 위원회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코드핑크와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하원 천연자원위원회 브루스 웨스터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코드핑크의 조디 에번스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에 대한 답변과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서한에서 “코드핑크의 자금 조달 방법, 외국인의 직간접적 자금지원, 중국 공산당과의 연관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에번스의 남편인 네이 로빌 싱엄(70)에 주목했다.

서한은 한 비영리 단체 조사를 인용해 코드핑크가 2017년부터 싱엄과 관련된 단체 2곳에서만 전체 기부금의 약 25%인 140만 달러(약 19억 3900만원)를 받은 점을 지적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싱엄은 정보통신 업계 출신 재벌이자 상하이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다. 미 언론 추적에 따르면, 싱엄은 지난해 8월 기준 각국의 친중공(중국 공산당) 단체에 2억7500만 달러(약 38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자칭 ‘사회주의자’인 싱엄은 2017년 코드핑크 회장 에반스와 결혼하면서 이 단체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코드핑크는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기도 했으나, 싱엄의 참여 이후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줄이고 오히려 옹호하는 정치 선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 단체 홈페이지 중국 코너는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는 캠페인을 주요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시안 혐오를 멈춰”라며 친중(친중공) 정책 확대를 정부와 의회에 촉구하는 내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드핑크는 중국 공산당 선전 매체와 협력 관계에 있으며, 싱엄은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과 정기적 만남을 갖고 미국과 남아프리카, 인도, 브라질의 단체와 정당, 언론에 자금을 대고 중국 공산당의 정치 선전과 극좌파 사회주의 이념을 퍼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