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투표했다면 트럼프가 이겼을 것” 美 싱크탱크 2020년 대선 분석

한동훈
2024년 02월 16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6일 오후 1:06

“유권자들이 우편 투표가 아니라 직접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면 도널드 트럼프가 거의 확실하게 재선됐을 것이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광범위하게 시행된 우편선거의 영향을 분석한 조사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이다.

하트랜트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널리 채택된 우편 투표가 선거 결과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약 2020년 선거가 지난 2세기 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와 마찬가지로 유권자 대다수가 우편 투표가 아니라 직접 투표했다면 도널드 트럼프가 거의 확실하게 재선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을 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조사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올해 가장 큰 화제다”, “지난 20년 동안 공개된 가장 중요한 조사”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하트랜드 연구소와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12월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12월 조사에서는 2020년 대선 때 우편 투표를 했다고 밝힌 유권자 5명 중 1명이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행위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조사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우편 투표 했다고 밝힌 응답자의 28.2%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당시 선거 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이는 2020년에 우편 투표로 기표한 투표지 4장 중 1장 이상이 부정하게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즉, 집계에서 제외해야 하는 투표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팀은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패배한 6개 주요 격전지에서 우편 투표가 선거 부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해 29가지 시나리오로 조사했다.

그 결과, 선거인단 총합은 311대 227로 트럼프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선에서는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트럼프에 승리한 결과가 나왔었다.

하트랜드가 조사의 근거로 삼은 질문 항목이 불명확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보고서에서는 우편 투표의 부정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시각장애인 유권자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우편 투표는 반드시 부정으로만 분류할 수 없기에 부정 투표의 구체적인 비율을 도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두고 다가오는 2024년 미 대선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우편 투표를 엄격히 제한하고 다른 합리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을 각 주 의회에 촉구했다.

미국의 선거는 기본적으로 각 주에서 치르며, 선거법과 절차는 각 주 의회에서 결정한다.

지난 2020년 미 대선은 코로나 사태를 배경으로 많은 주에서 우편 투표가 대규모로 확대됐다. 유권자 본인 확인을 포함해 우편 투표 절차가 간소화되고 우편투표 이용을 장려하는 조치가 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