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中 노동자 시위 2배 증가…“정권 몰락 가능성 높아져”

소피아 람(Sophia Lam)
2024년 01월 5일 오후 5:40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5:40

제조업 중심지 광둥성, 최다 시위…부동산 사기 항의집회도 급증

2023년 중국에서 벌어진 노동자 시위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이런 시위의 증가가 중국공산당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단체 ‘중국노동통신(CLB)’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2023년 12월 31일 기준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노동자 시위 1779건이 발생했다. 이는 대규모 해고, 임금 삭감, 사업장 폐쇄 등과 관련된 단체행동”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전직 중국 변호사이자 시사평론가인 라이젠핑은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시위 발생은 중국 경제위기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련의 시위가 중국 공산주의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인 노동자 시위

중국 경제는 엄격한 봉쇄조치 해제 후에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모양새다.

CLB는 보고서에서 해외 바이어의 주문 감소, 경제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중국 제조업체들이 노동자들을 대규모로 해고하거나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해고 등에 항의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런 시위는 중국 전역에서 일어났다.

시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중국의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으로 2023년 한 해에만 시위 510건이 발생했다.

두 번째로 많은 시위(108건)가 발생한 지역은 산둥성이었으며, 허난성과 산시성이 각각 100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베이징 33건, 상하이 47건, 충칭 35건, 톈진 25건으로 집계됐다.

기타 시위

일본의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중국에서 부동산 관련 시위가 1777건 발생했다.

매체는 “이는 대부분 프로젝트 지연, 계약 위반, 사기 혐의 등과 관련한 주택 구매자와 소유자들의 시위”라며 “건설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2023년 7월 21일에는 중국 산시성 시안시의 학부모 수천 명이 한데 모여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 및 은폐로 인해 이 시위의 실제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못했다.

2023년 6월 7일, 중국 장쑤성 쿤산에 있는 한 공장 밖에서 노동자 약 2000명이 파업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AFP/Getty Images

생존을 위한 투쟁

라이젠핑은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와 인권옹호 운동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격렬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의 많은 이들이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그들은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활동하는 중국 문제 전문가인 리위안화 전 베이징수도사범대 교수는 “중국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시위는 ‘생존에 대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공산당 내 특권층은 사회적 자산을 약탈해 왔고, 이에 따라 중국 노동자들이 한계에 내몰리게 됐다. 생존까지 위협받게 된 이들이 필사적으로 저항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며, 노동자 계급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결국 그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권 몰락 가능성

리위안화 전 교수는 “중국공산당은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반체제 인사들과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하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의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이게 바로 중국공산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젠핑은 “중국공산당이 시위 탄압에 총력을 다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전국적인 시위 운동을 모두 진압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현재 광범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전역에서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고, 사회 혼란도 심화하고 있다”며 “결국 중국공산당이 이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은 중국공산당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중국 정권의 몰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