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이라던 中 공산당, 이스라엘 내치고 세기의 도박

친펑(秦鵬)
2023년 10월 21일 오전 11:4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5

’30년 경제 파트너’ 이스라엘 비판하고 하마스 두둔
기독교 진영 VS  무슬림 세력 구도서 아랍권에 베팅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표면적으로는 중립 입장을 견지했던 중국 당국이 갑자기 이스라엘을 때리고 하마스를 두둔하고 나섰다.

서방 언론은 “중국의 중동에 대한 야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속속 내놓았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의 중동 배팅은 과연 승산이 있을까?

지난 14일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파이살 빈파르산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이미 자위의 범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15일에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는 “자위권 행사는 민간인과 구금된 사람들의 안전 보장을 포함한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폭력을 폭력으로 막는 것은 더 큰 피해와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시진핑 당국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비판에 나선 데는 나름대로 정교한 손익 계산을 거쳤을 것이다.

우선, 시진핑은 미중 게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더 이상 중국 공산당(중공) 편에 설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제·기술적으로 중공을 지원해왔던 이스라엘을 토사구팽하기로 한 것이다.

둘째, 시진핑은 중국 정권이 이슬람 국가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희생하는 것이 수지 맞는 장사라고 봤을 것이다. 왕이 부장은 15일 이란 외무장관과의 대화에서 “중국은 이슬람 국가들이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현재 아랍연맹에는 중동의 강대국 이집트와 주요 산유국 등 22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2020년 기준 19억 명을 넘어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무슬림은 피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2030년에는 3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많은 유럽 국가도 점점 무슬림화되고 있다.

그래서 시진핑은 큰 게임, 큰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팅은 과연 승산이 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력 면에서 이스라엘과 기독교 국가들은 이슬람 국가들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중공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린 후과는 경제적, 기술적 타격으로 돌아올 것이지만, 이슬람 국가들은 중공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이슬람 국가들은 대부분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을 동정하고 인도 주의적 재앙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주변 아랍 국가들은 입으로만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다.

반이스라엘 연대에 속한 소수의 국가들조차도 각자의 셈법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 그중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시리아가 상징적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포탄을 몇 발 발사했을 뿐이다.

하마스의 공격을 축하하던 이란도 톤을 낮추고 공격 계획과 조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중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또한 지난 주말 국제사회에 진출한 무슬림 학자들의 단체인 ‘글로벌이맘협의회(Global Imams Council·GIC)’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한 하마스를 규탄하고 이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판결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 세계 1470명의 무슬림 ‘이맘’으로 구성돼 있다.

‘이맘(إمام‎)’은 이슬람의 지도자이자 존경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교사’ 또는 ‘학자’를 뜻한다.

성명은 또 “우리 협회와 회원, 글로벌 이맘이 이끄는 800여 개의 커뮤니티는 올 3월 9일 하마스에 대한 이슬람 율법위원회(The Islamic Fatwa Council)의 명령을 준수한다. 즉 하마스를 부패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무슬림 대중이 테러 조직을 지지·기부·가입 또는 기도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했다.

셋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이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들만이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자라고 했다. 이는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하마스의 합법성에 심각한 타격을 안긴 발언이다.

물론 아바스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한 후, 팔레스타인 공식 통신사 와파의 웹사이트에서 원문이 삭제돼 많은 사람이 아바스 대통령이 이 발언을 철회한 것으로 믿고 있지만, 사실은 텍스트만 수정했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와파의 원래 보도는 “아바스 대통령은 하마스의 전술과 행동이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정책, 계획 및 결의만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라고 강조했다”였다.

이후 해당 텍스트는 “아바스 대통령은 다른 어떤 조직이 아닌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정책, 계획 및 결의안만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라고 강조했다”로 바뀌었다.

넷째, 이스라엘이 대규모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키지 않고 하마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면 이슬람 세계는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그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장기간 지속된다면 국제 여론 환경이 바뀌고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승리할 것으로 보는 듯하다.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잔인한 공격을 받았으며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 공격을 감행한다면 민간인 사상자를 포함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가 어떻게 이스라엘에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할 역량을 가질 수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국제사회의 추적이 진행 중이다. 배후로는 우선 이란이 지목되지만 북한, 중공도 거론되고 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