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층 건물 ‘가스폭발’로 붕괴…가스업체 “공급 지역 아냐”

남창희
2024년 03월 14일 오후 12:16 업데이트: 2024년 03월 14일 오후 12:16

사고업체 업주·가스공급업자 모두 당국 ‘가스 누출’ 발표 반박

중국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에서 13일 폭발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싼허시 비상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쯤 옌자오의 한 건물 1층 프라이드 치킨집에서 천연가스(LNG) 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완파됐으며 인근 500미터 반경에 충격파가 전달됐다.

비상관리국은 이날 오후 1시 기자회견 전까지 28명을 구조했으나 2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했으며, 부상자들은 대부분 경미한 부상으로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를 통해 당국 발표를 뒤집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논란이 촉발됐다.

사고가 난 치킨집 주인은 허베이성 정부 관련 매체인 ‘지무(極目)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 튀김기만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현장 인근의 한 음식점 주인은 지무뉴스에 “이 지역 음식점들은 일반적으로 가스통을 사다가 사용한다”고 말했다. 주변 지역 음식점에서는 가스관을 통해 공급되는 천연가스가 아니라 가스통에 담긴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옌자오 폭발 사고가 난 건물의 사고 이전 모습 | 웨이보

지역 가스 공급업자인 ‘싼허 테다(TEDA) 가스’ 역시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사고가 난 치킨 집은 물론 건물 전체에 가스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서비스 지역도 아니다. 인근 가스관을 점검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당국 발표와 반대되는 내용을 공지했다.

“굉음과 함께 폭발, 4층 건물 한순간에 무너져”

인터넷에 공개된 사고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옌자오의 한 교차로에 있는 상가 건물이 불꽃과 함께 폭발하는 모슴이이 담겼다.

영상을 촬영한 목격자 장(張)모씨는 “엄청난 폭발로 4층짜리 상가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맨 아래층 골조만 남았다”며 “건물이 날아갈 정도의 폭발력으로 보아 가스 폭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당시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귀가 아플 정도로 큰 폭발음이 들렸고 먼지와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사고가 난 건물 인근의 신축건물 공사 현장을 노린 ‘테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사 현장 인근에 공사로 인한 소음과 안전사고 위험에 항의하며 당국에 대책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옌자오 폭발사고 현장(좌)과 인근 건물에 걸린 신축공사 항의 현수막(우) | 웨이보

중국 언론인 출신의 재미평론가 자오란젠은 “현재 중국 사회는 각종 불만이 누적된 상태”라며 ‘중국은 지금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이라고 평가한 프랑스 유력 시사주간지 르푸앙(Le Point) 기사를 언급했다.

자오란젠은 “중국에는 부실한 건설, 정부의 무반응, 경제 침체로 인한 불안감 등 억눌린 정서가 꿈틀대고 있어 사회에 대한 보복, 파괴적 폭력 행위로 표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현장은 현재 구조 당국이 취재진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안전을 위한 조치일 수 있지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을 덮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