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합작’의 민낯…ARM차이나 CEO, 해임 거부하고 정부에 개입 요청

한동훈
2020년 8월 4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4일

“영국 본사가 소유한 첨단기술 날로 먹으려는 수작”
본사지분 49%, 나머지는 中 소유…공산당이 통제 지적도

영국 반도체 칩 설계업체 ARM과 중국 합작기업인 ARM차이나가 최고경영자(CEO) 파문에 휩싸였다.

지난 6월 4일((현지 시각) 영국 본사가 ARM차이나의 우슝앙 CEO를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회사를 인수했다고 밝혔으나, 우슝앙과 중국 직원들, 중국 측 주주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우슝앙 CEO는 “본사가 중국지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두 달 가까이 버티면서 보안요원을 고용해 본사 대표와 이사진의 사옥 진입을 막는가 하면, 중국 공산당 정부기관에 공개적으로 개입을 요청해 논란을 빚고 있다.

ARM은 지난달 28일 회사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실무진 명의로 “중공 정부의 각급 관련 부서가 개입해 달라”고 글을 올렸다. 우슝앙은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와 가까운 사이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ARM차이나는 지난 2018년 영국 ARM이 지분 51%를 중국공산은행 등에 매각해 설립한 중국 합작 법인이다. 본사인 영국 ARM은 소프트뱅크 산하 회사다.

경제 전문가들은 ARM차이나가 본사의 경영진 교체 요구를 빌미로 완전히 독립해 새로운 회사를 차리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ARM의 연구실적을 날로 먹으려는 심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에이킨 경영대학원 셰톈(謝田) 교수는 “ARM차이나 우슝앙 CEO는 평범한 경영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셰톈 교수는 “ARM차이나는 화웨이와 거래 규모가 크고, 우슝앙 자신은 화웨이와 관계가 깊고, 거만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ARM차이나의 진짜 주인은 우슝앙이 아님을 시사한다”며 우슝앙의 배후가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 정부라고 했다.

이어 우슝앙 CEO가 보안요원을 고용해 본사 임직원들의 회사 진입을 막고 실무자 명의로 중공의 개입을 요청한 것에 대해 “거의 회사를 납치한 것”이라며 “ARM 본사가 중국에서 소송을 걸어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사실상 중공이 빼앗은 것”이라고 했다.

셰톈 교수는 이번 사건이 중국 합작사를 세운 외국계 기업들이 모두 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며 중공이 막가파식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기업들은 이번 사건을 초조하게 보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중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바로 깡패’라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공은 전 세계가 중국에서 공급망을 철수하고 기술 수출을 차단하는 것을 봤기에 지금 ARM차이나 하나를 붙잡고서 빼앗을 수 있을 만큼 빼앗는 것이다. 자포자기나 마찬가진데, 깡패 같은 면모가 확실히 드러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중공은 최근 수년간 외국 기업에 대한 침투와 통제를 강화하고 각종 수단을 이용해 ‘당 지부’를 외국 기업에 설치했다.

또한 모든 외국 합작사 회사 규정에 ‘당 건설 사업의 요구사항’을 포함하고 외국 기업의 내부전략에 개입을 시도했다.

중국 전문가 쉐치(薛馳)는 “글로벌 대기업, 기술기업들은 중공에 대한 경계심도 있고, 중공의 이런 방법 자체가 국제 경제의 기본 규범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반감도 갖고 있지만, 갖가지 방법으로 중공의 제한과 유혹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ARM차이나 사건은 이들 외국기업들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중국철수를 재촉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쉐치는 또한 중공의 신용등급이 이미 전 세계에서 바닥을 쳤기 때문에, 외국 기업인들의 중국투자는 궁극적으로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순히 경제적, 기업경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공은 첨단기술을 보유한 외국 기업들이 돈을 벌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들의 기술을 탈취하려 한다. 때로는 우호적 때로는 부당한 수단으로 동원해 기술과 경영권을 통제하려 한다”고 했다.

세톈 교수 역시 “영국 본사가 ARM차이나에 쏟은 투자는 (중공에 의해) 집어 삼켜지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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