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또 재확산…“춘절 전후 최대 고비될 것”

알렉스 우
2024년 01월 16일 오후 8:4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6일 오후 8:49

“대규모 인구 이동하는 춘절 정점 예상”

중국 보건당국이 중국 본토에서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계속 확산하고 있으며, 다음 달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베이징 시민들은 폐렴에 걸린 생후 3개월 아기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등 최근 들어 중증 및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급성 호흡기 질환이 전염병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주요 병원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추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코로나19를 포함한 전염병 감염 사례가 베이징에서만 총 23만 8918건 보고됐다. 그중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2024년 1월 8일 보고된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는 전날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만 4171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공산당은 2019년 말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뒤, 관련 데이터를 축소 보고하고 자국 내 코로나19 발병 규모를 은폐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는 원래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중국과학원의 면역학자인 웨이위취안은 지난 11일 중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바이러스 확산 패턴으로 볼 때, 머지않아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춘절(春節·중국의 설) 전후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경고했다.

2023년 11월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심각한 베이징 상황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최초로 보고된 미확인 폐렴은 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런데 그다음 달부터 환자 수가 급증했고, 다른 연령층으로도 확산돼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 그 확산세는 지금까지도 꺾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최근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난 것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혼합 감염을 일으킨 결과”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사망 및 중증 사례를 예로 들며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베이징 시민인 차이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에는 여전히 폐렴 환자가 넘쳐나며, 이런 상황이 벌써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내 주변에 있는 30~50세 사이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람들은 ‘진짜 사망 원인’을 입에 담지 못하고 있지만, 다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 우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올겨울 많은 이들이 고열에 시달리는 등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베이징에 IP 주소를 둔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생후 3개월 아기가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치료를 받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아기의 부모는 영상에서 “아기가 한밤중에 구토를 하고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속 치료를 받았는데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며 “담당 의사에게 구체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모는 증상의 심각성이나 유사성으로 보아 ‘진짜 원인은 코로나19’라고 믿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중국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5곳에 코로나19 신규 백신을 제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 백신은 오미크론 XBB의 하위 변종을 대상으로 한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