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6개월 후 ‘붕괴설’ 내막

2016년 3월 9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미국의 중국 문제 전문가 고든 장(章家敦 장자둔)은 지난달 21일 포브스 홈페이지에 올린 기고문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중국이 위안화를 구해낼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만일 이 기회를 놓치면 중국의 화폐,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은 총체적으로 붕괴할 것이며, 붕괴 시점은 앞으로 반년 후”라고 말했다.

장이 중국 경제의 붕괴를 예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 증시 급락 사태 이후에도 그는 “중국 경제가 2년 후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고, 2001년 8월 펴낸 책 ‘중국은 곧 붕괴할 것’에서는 “중국의 현행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은 길어봤자 5년 정도 유지될 것이다. … 중국 경제는 현재 쇠퇴하고 있고 붕괴의 서막이 올랐으며 붕괴 시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아닌 이전이 될 것이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사실 장 외에도 중국과 해외 일부 경제학자들 역시 매년 유사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이러한 예측이 실현되는 일은 없었다.

경제학자들이 너무 허술하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이런 예측을 하는 학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경제학자 혹은 중국 문제 전문가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판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현 정치체제에서 중국 경제는 붕괴할 것인가? 중국 경제는 정말로 고든 장의 이번 예언처럼 반년 후 붕괴할까?

경제 붕괴란 무엇인가

경제 붕괴는 한 나라의 국가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치고, 사회 혼란과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붕괴의 표시는 다음과 같다. 공업과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며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한다. 악성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국가재정이 무너지며 거액의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고, 은행의 불량채무가 국제기준을 넘어서 은행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이고 다수 은행이 파산한다. 국가 전체의 생산·판매·분배·소비 사슬이 어긋남에 따라 각종 경제 활동이 마비된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가 붕괴하면 중국사회는 가공할 만한 혼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고든 장이 기고문에서 언급한 위기는 주로 위안화 환율 위기, 즉 위안화 절하로 인해 자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가 중국 경제가 붕괴한다는 시나리오다.

주요 20개국(G20) 회담은 재무장관 회의로 시작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올해 정상회담은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며, 지난달 26일 열린 회의는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였다.

이 회의에 대해 외부에서는 중국판 ‘플라자 합의’로 평가하고 있다. 달러의 평가절상을 억제하고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다른 주요국은 환율 문제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감시 강화도 천명됐다.

플라자 합의는 1985년 9월 G5(미국, 일본, 독일연방, 프랑스, 영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가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모여 체결한 합의로서 5개국 정부가 합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 주요 통화에 대한 미 달러의 평가절하를 유도함으로써 갈수록 심화하고 있던 미국의 무역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플라자 합의의 가장 두드러지는 결과는 달러가 절하되고 엔화가 절상됐다는 것이었다.

고든 장은 이러한 새로운 플라자 합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며, 그러므로 중국 경제가 붕괴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금융평론가 류샤오보(劉曉博)에 따르면 새로운 플라자 합의가 성립돼 세계 주요 경제체들이 하나로 묶이게 되면 어느 한 국가의 환율에 이상 변동이 나타나면 다른 국가의 견제를 받게 된다.

이렇듯 장단점이 모두 있는 체제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중속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혁을 강화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은 적어도 2016년 상반기에는 실현되기 어렵다. 중앙은행은 환율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최대한 피하고 지급준비율 인하 횟수를 줄이는 등 화폐정책의 범위와 강도를 제어해야 한다.

사실 중국 경제의 붕괴는 중국 경제가 곤경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세계화라는 요소 역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중국 경제

20세기 들어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것은 금융 시스템이다. 한 국가의 경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원인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을 꼽으라면 금융위기를 들 수 있다. 1930년대와 1950년대 일어난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모두 금융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위기였다.

세계가 하나로 묶인 오늘날 글로벌 경제는 이미 각국 상호의존적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하나의 단위가 됐다. 어느 한 국가의 경제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필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일정한 파급효과를 주게 된다. 특히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체로 올라선 만큼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 여부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작용과 영향력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작년 중국 증시 급락 당시 충분히 증명되었는데, 중국 증시가 몇 차례 폭락하자 놀랍게도 월스트리트와 몇몇 금융 선진국의 증시 역시 조정을 받았다. 이런 점에서 중국 경제가 붕괴하면 글로벌 경제도 붕괴한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세계 경제에 위기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상호 의존적이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연동적인 시스템이 된 현재 중국 경제는 이러한 대가족의 중요한 일원이 되었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글로벌 경제 질서의 안정에 위협이 닥치게 되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 등이 나서서 함께 위기에 대처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제가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의 경제적 곤경 배후의 역사적 요인들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한 상황과 맞닥뜨린 곤란의 배후에는 경제 발전 그 자체적인 요소와 세계적인 경기 부진의 영향 외에도 공산당 정권의 통치라는 주된 원인이 있다. 공산당은 집권 이래 근 30년에 걸쳐 끊임없이 정치 운동을 벌임으로써 중화 전통문화를 계획적으로 괴멸시킨 동시에 중국 사회와 경제에 심각한 파괴를 가했으며 대기근 기간 발생한 아사자 수는 몇 천만 명에 달했다. 문화대혁명 종결 당시 중국 경제는 거의 붕괴할 지경이었다.

공산당은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1970년대 말 문혁이 종결된 이후 개혁개방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잠시 망당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중국이 정치 체제는 바꾸지 않은 채 경제적 측면에서만 규제를 완화한 이후 중국인들은 전 세계가 주목한 ‘경제적 기적’을 달성,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을 이루었다. 그러나 인권을 짓밟고 환경을 파괴하며 자원을 과도하게 소모한 대가로 얻어진 30여 년간의 고속 성장은 이미 막바지에 다다랐다.

장쩌민이 경제에 가한 파괴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장쩌민 집권기 중국 경제에 가해진 파괴가 극심했다는 것이다. 1989년 집권한 장쩌민은 집권기 내내 1980년대부터 시작했던 경제개혁의 방향과 180도 반대되는 경제정책을 시행했다. 80년대 들어 농촌 생산력에 가해졌던 제한이 풀림에 따라 농업은 황금기를 맞이했으나 1990년대 이후로는 ‘농민은 정말 힘들고, 농촌은 정말 가난하며, 농업은 정말로 위기에 빠진’ 삼농(三農) 위기가 나타났다. 1980년대에는 기회가 생겨남에 따라 향진기업(농촌 주민들이 공동 소유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정부 역시 사영기업의 발전을 독려했으나 1990년대에는 개혁의 주요 지점이 도시로 바뀜에 따라 농촌의 향진기업을 제약했다.

한편 국영기업 개혁은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결국 은행업 등 각 주요 산업 분야에서 대형 국유기업의 독점을 초래한 반면, 자금 측면에서든 정책적 환경에서든 간에 국유기업의 발꿈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민영기업들은 종속적인 위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1994~1995년 세금 분배제도(分稅制) 개혁이 완성된 이후 지방정부는 세수를 증대하기 위해 토지재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는 인클로저 운동과 부동산 시장을 한층 더 자극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외국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매년 대폭 증가했고 중국은 낮은 인권이라는 ‘비교우위’를 활용해 저질 제품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투자와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성장 방식이 형성됨에 따라 국내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장쩌민 퇴임 이후에도 장쩌민 일파는 여전히 당·정·군·지방 요직 등에 굳건히 자리 잡은 채 장쩌민 집권기의 정치경제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장쩌민 집권기의 경제정책은 기득권층을 대거 형성시켰고, 그들은 국유기업의 독점, 인클로저 운동과 부동산 경제 그리고 외자기업의 투자로 인한 이익을 누렸던 만큼 자연히 이러한 경제발전 모델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꺼린다.

장쩌민 집권기의 경제정책은 극소수 인물들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해 사회의 기본적 정의나 후속 세대의 장기적인 이익을 무시한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중국의 자원을 파괴적으로 소모했다. 물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성이나 양심마저 포기했고, 단기적인 표면상의 번영을 위해 사회의 기초 도덕을 파괴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리스크도 큰 발전 모델은 후진타오 집권 이래 곳곳에서 빈발한 사회적, 경제적 위기로 나타났고, 피동적인 위치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대처하기 바빴던 후진타오 정부는 현실을 바꿀 여력이 없었다. 중국 경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어찌할 방도 없이 장쩌민 집권기의 비루한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오판하는 이유

중국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의 이론은 틀렸는가? 사실 틀리지 않았다. 중국 경제의 각종 데이터와 실제 상황을 다른 선진국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일찍이 붕괴하고도 남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왜 붕괴하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이 오판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전문가들이 중국 경제를 분석, 판단하는 데 있어 자유세계, 자유경제시장의 이론을 준거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보다 중요한 원인은 전문가들이 공산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중국시장을 정상적인 경제시장으로 전제하는 데 있다. 공산당이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일단 이해하고 나면 중국의 경제시장이 정상적인 경제시장이 아니며 따라서 정상적인 이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2015년 6~7월 일어났던 중국 증시폭락에는 증시 자체의 버블 등 경제 자체적인 요소도 작용했으나 더욱 중요한 원인은 고위층의 정치 게임이었다. 금융시장과 증시는 이미 고위층이 정치 게임을 벌이는 전장이자 사생결단의 장이 되어버렸다. 이들 가운데 세력을 잃은 일부 장쩌민 파는 중국 경제를 파괴해가면서까지 혼란을 초래시킴으로써 기회를 틈타 권력을 탈취, 죄행에 대한 심판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중국 경제는 원래 서로 독립적인 두 개의 시스템이지만, 중국정부는 줄곧 중국 경제에 제약을 가해왔다. 정권과 제도는 중국 경제발전에 있어 원인이나 동력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중국은 이미 통치 합법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푸라기에 매달리는 양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외부 관측자들로 하여금 ‘중국 정권과 중국 경제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한 덩어리로서, 하나가 망가지면 다른 하나도 망가지고 하나가 잘 되면 다른 하나도 잘 되는 식으로, 중국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중국 경제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며 중국 경제를 붕괴시킴으로써 중국 정권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사실 중국 경제에 대한 오판은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현재 중국 고위층 내 시진핑 진영과 장쩌민 파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정치 게임은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시그널이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중국 정권과 중국 경제 간의 관계 및 중국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영향력과 통제력은 갈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정권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까지 중국 경제는 점차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 국제 자유시장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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