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韓 방어 위해 주한미군 계속 투자·유지해야”

황효정
2024년 03월 21일 오전 11:34 업데이트: 2024년 03월 21일 오전 11:53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주한미군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한미군사령관이 현재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20일(현지 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주한미군 2만8500명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휴전협정은 물론 우리의 철통같은 방위공약과 전투태세를 유지하려면 우리는 의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북한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안팎에서 진행하는 다자 훈련 및 가상 훈련 등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러캐머라 사령관의 해당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임기 때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했던 바 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 입장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한반도에 제3국이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한국에 미군 2만8500명이라는 최고의 합동 전력이 전방 배치됐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지리적 현실과 매우 큰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보의 핵심축이자 우리가 꼭 방어해야 하는 조약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를 묻는 청문회의 질문에는 “(김정은의) 최우선 순위는 정권 생존”이라며 “그는 정권 생존에 필요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제재를 완화하려고 한다. 그는 자기 나라를 방어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그게 최우선 순위다”고 답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이 ‘회색 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회색 지대란 정규전이 아닌 민병대 등을 동원한 저강도의 도발이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우리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한반도나 주변에서 하는 훈련을 주시해 우리의 훈련에 반영하고 우리의 적들이 개발하는 역량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