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대사 “中 지적재산권 절도로 미국 기업 피해 심각”

프랭크 팡
2024년 02월 27일 오후 4:03 업데이트: 2024년 02월 27일 오후 4:03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지적재산권 절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알렸다.

번스 대사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방영된 미국 CBS 뉴스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은 최대 우려사항으로 지적재산권 문제를 꼽았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행위는 여전히,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진출한 모든 미국 기업이 기술 및 지적재산권 절도를 우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공산당은 오랫동안 외국 기업과 기관의 지적재산권을 조직적으로 훔쳐 왔다. 자국을 ‘기술 및 지적재산권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절도로 인해 연간 최소 2250억 달러에서 최대 6000억 달러 규모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1일 발표한 ‘중국 비즈니스 환경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현재 회원사들이 직면한 주요 위협은 지적재산권 절도와 사이버 공격”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중국의 법률 및 규정이 충분치 않다는 점, 지적재산권 침해와 그로 인한 피해 규모를 명확히 밝혀내기 어렵다는 점 등도 위협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번스 대사는 중국의 반간첩법 개정안도 미국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미국 기업인들이 간첩 혐의로 체포되거나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이런 방식으로 기업인과 기업의 데이터를 통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위험한 관계

번스 대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향후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이며 위험한 관계”라며 “앞으로 10년 정도는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소련과의 관계와는 완전히 다르다. 현재의 미중 간 경쟁은 한마디로 ‘신념의 경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 사회, 인간 자유에 대한 미국의 신념과 공산주의가 우월하다는 중국의 신념이 경쟁하는 것”이라며 “어떤 신념이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지를 두고 양국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번스 대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양국 간의 군사 경쟁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AI,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새로운 세대의 군사 기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양국 간의 군사 경쟁도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를 지배하고자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에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