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충격 받았다”…中 10대들, 인권 유린 ‘교정학교’ 폭로

안젤라 브라이트(Angela Bright)
2023년 10월 19일 오후 5:53 업데이트: 2023년 10월 19일 오후 8:16

“중국의 중학생들은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유학을 꿈꾸거나 하면 전기충격 같은 고문을 당할 수 있어요.”

중국인 남학생 주신하이(18) 군의 증언이다.

지난 2019년 5월, 당시 15세였던 주 군은 중국의 이른바 ‘교정학교’로 보내졌다. 학업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주 군의 부모가 내린 결정이었다.

주 군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진술서를 통해 “당시 남자 두 명이 집으로 찾아왔다. 자신들이 레크리에이션 캠프 직원이라고 하며 나를 데려갔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렸던 주 군은 남성 두 명이 이끄는 대로 차량에 탑승했고, 차는 인적이 드문 교외 지역에 위치한 어느 건물에 도착했다.

주 군은 레크리에이션 캠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들은 창문에 철조망이 쳐져 있고 빗장이 달린 방으로 저를 밀어 넣었습니다. 교관은 제게 소리를 지르며 제 왼쪽 뺨을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저는 구석에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제 몸 위로 교관과 다른 조교 학생의 주먹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교정학교에서 보낸 6개월은 주 군에게 악몽으로 남게 됐다.

주 군을 비롯한 학생들은 자유를 빼앗긴 채 매일 강제로 고된 신체 훈련에 임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구타를 당했다.

주 군에 따르면, 교정학교의 학생은 모두 18세 미만이었다.

주 군은 “대부분 13~16세였다. 내가 본 가장 어린 학생의 경우 9세였다.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장난을 너무 잘 친다는 이유로 교정학교에 보냈다. 18세 이상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11월 드론을 이용해 중국 시안 청소년군사훈련교육기지 상공을 촬영한 모습. 교관이 학생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사진=주신하이 제공

유학 꿈꾼다는 이유로 시달린 폭력

견디다 못한 주 군은 모친에게 교정학교에서 데려가 달라고 간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교관이 편지를 가로챘다. 문제는 편지에 주 군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쓴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었다.

편지를 가로챈 교관은 “배신자가 되고 싶냐”고 고함치며 주 군에게 발길질을 했다. 이 교관은 경찰이 쓰는 전기봉으로 주 군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기도 했다.

주 군은 “교정학교의 교관은 대부분 퇴역한 중국군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주 군은 교관들로부터 식사를 사 오라는 지시를 받고 학교 밖으로 외출할 기회를 얻었다. 주 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탈출, 집으로 도망쳤다.

아들과 재회한 주 군의 부모는 뒤늦게 학교 내부의 실상을 알게 됐다. 주 군 부모는 “학교가 학생에 대한 체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중국 교육부와 공안에 신고했다.

그러나 공안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주 군은 중국의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 직접 교정학교의 실태를 폭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주 군이 올린 게시글은 4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러자 교정학교 교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으면 네 집 주소를 알아내서 네 부모를 찾아가겠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게시글은 삭제됐다.

그 뒤로 주 군은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입국,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해, 주 군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자신이 입소했던 교정학교의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학교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지난달 에포크타임스는 취재를 위해 주 군이 입소했던 중국 시안 청소년군사훈련교육기지에 연락을 취했으나 학교 측은 본지를 차단 처리했다.

중국 시안 청소년군사훈련교육기지의 공식 웹사이트|사진=주신하이 제공

학생들 유인하는 교정학교

또 다른 중국 청소년 알렉스(가명) 역시 주 군의 경험에 깊이 공감했다.

알렉스는 지난 2월부터 두 달여간 중국 후난성에 위치한 청소년교육훈련학교로 유인돼 입소했다 어렵게 탈출했다.

“자기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면 교관들은 새벽 2시건 3시건 모든 학생을 집합시켰습니다. 어느 날엔 교관이 한 학생을 묶어놓고 요강으로 때렸습니다. 플라스틱 호스로도 때렸고요. 그 학생을 다시 봤을 때, 온몸이 새까맣고 파랗게 변해 있었던 게 기억납니다. 또 저와 함께 입소한 다른 학생은 교관에게 폭언을 들은 후 기숙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알렉스는 “그곳에 있던 두 달 동안 매 순간이 고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와중에 학교에서 알렉스와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알렉스는 자신의 부모에게 쓴 편지를 친구한테 건네며 몰래 우편으로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편지를 빼돌린 후에야 알렉스는 퇴소할 수 있었다.

알렉스는 “일부 학생은 공안한테 끌려와서 학교에 수용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알렉스가 입소했던 학교 측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체벌 여부를 완강히 부인하면서도 애초에 학생들이 유인돼 학교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중국 시안 청소년군사훈련교육기지 내부에 있는 수용소|사진=주신하이 제공

교정학교, 중국 전역에 2000곳 이상 

앞서 지난 2017년에는 “아이들의 나쁜 문제를 없앨 수 있다”고 공언한 중국 유교학교 유장학원의 인권 침해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익명의 소식통은 에포크타임스에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유장학원 같은 학교가 2000여 곳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학교들은 “반항적인 아이, 인터넷 중독인 아이, 너무 일찍부터 이성연애에 눈을 뜬 아이, 가출 경험이 있는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 성소수자인 아이, 정신적 문제 또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 같은 문제아들을 교육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를 사용해 홍보한다.

그리고 많은 중국 부모가 광고를 믿고 학비까지 내 가며 자녀들을 이러한 학교에 보낸다.

에포크타임스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 들어간 학생은 대부분 성별을 막론하고 13세 또는 14세 중학생이었다. 일부 학교에는 8~9세 초등학생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