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스·직방 배출한 청년창업사관학교…“창업하려면 일에 미쳐야”

김근영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장

이윤정
2023년 10월 11일 오전 9:55 업데이트: 2023년 10월 11일 오전 10:26

“교육, 특화코칭, 전담교수제 등 셀 수없이 많지만, 어느 창업지원 기관에서도 얻을 수 없는 동문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킹이야말로 최고의 강점입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 김근영 교장은 청창사만의 장점을 묻자 이렇게 소개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들의 기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설립했다. 국내 창업 위주였던 청창사는 개교 10년 만에 글로벌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김 교장은 “올해 본교 기업 3개가 코스닥에 상장됐다”며 “맨땅에 창업해서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하려면 일에 미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교장을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근영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장 | NTD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소개해 주세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 CEO에게 창업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해 초기 창업기업이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한화 약 1조3600억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많은 청년이 창업을 동경하지만, 경험, 지식, 자금 등의 부족으로 창업 후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를 외면해 청년창업이 감소하면, 첨단·고기술 창업이 축소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동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정부 시책인 창업 초기 원스톱 연계 지원 제도의 필요에 따라 2011년 3월 안산에서 개교했다. 김 교장은 “이듬해 3월 광주, 경산, 창원 등 3개 청년창업사관학교가 개교했고 전국으로 확산해 현재 18개 사관학교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창사 설립 목적은 무엇인가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의 기술창업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그리고 글로벌 혁신 창업을 주도하며, 창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비, 창업공간, 교육·코칭, 동·이업종 네트워킹, 판로, 투자 등을 원스톱 지원하고, 졸업 후에도 5년간 후속 성장을 연계지원합니다.”

-청창사에서 배출한 대표적 기업은 어떤 곳이 있나요?

“국내 최초 핀테크 분야 유니콘기업인 토스(대표 이승건, 2기), 종합 프롭테크 플랫폼 유니콘기업인 직방(대표 안성우, 1기)을 비롯해, 커리어·채용 플랫폼으로 2023년 상장한 ㈜오픈놀(대표 권인택, 2기) 등 혁신기업을 지속 배출하고 있습니다.”

작년 졸업생(12기)의 경우, 899명의 청년CEO를 양성해 투자유치 223억 원, 일자리 창출 2729명, 매출액 성과 2258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는 김 교장은 “그간 코로나19로 청년 CEO의 해외 판로개척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엔데믹으로 전환한 올해부터는 해외 전시회, 박람회 등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꽉 막혀있던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수출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모든 자원을 가동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한 기업체 사무실 | NTD

-전국 18개 청년창업사관학교 중 안산캠퍼스만의 특별함이 있다면요.

“전국 18개 청창사 중에 2011년 3월에 개교한 안산과 2020년 3월에 개교한 구리 캠퍼스가 본교입니다. 그중에서도 안산은 2023년 기준 모집 인원 130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입니다. 참고로 18개 청창사 평균 모집 인원은 48명이고 구리캠퍼스는 올해 35명이었습니다.”

그는 “2023년 모집 기준으로 보면 산업 분야 측면에서 안산은 IT 융복합, 제조융복합 분야를 지역 주력산업으로 선정했고, 분야별 각각 57명, 29명을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안산은 전국 청창사의 입교기업과 졸업기업의 시제작 지원을 위해 디자인랩을 운영 중이며, PM, 디자인, 설계, 시제품 제작 등 원스톱 디자인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안산만의 고유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디자인 랩의 전문인력이 스타트업의 PM이 되어 신속하게 시제품 등을 제작하는 ‘PM 패스트트랙과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전 필요한 검증을 지원하는 ‘PoC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데, 모두 전국 청창사의 입교기업과 졸업기업을 대상으로 합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하신다면요.

“교육, 특화코칭, 전담교수제 운영 등 너무 많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꼭 하나를 꼽는다면 ‘네트워킹’입니다. 청창사에 입교하면 어느 창업지원기관에서도 얻을 수 없는 동문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킹을 얻게 됩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부터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거의 모든 업종과 분야에 동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청창사만의 끈끈한 선후배 문화는 생생한 실무 창업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높은 기업 생존율의 원천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창업 후 5년 차의 기업 생존율은 일반기업의 경우 32.1%에 불과하나 청창사 졸업기업은 71.6%(2021년 기준)에 이릅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는 입교생과 졸업생에게 주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해외 판로개척을 위한 지원사업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다양한 지원 사업이 있지만, 대표적인 두 가지를 소개하고 싶다는 김 교장의 학교 자랑은 계속됐다.

“먼저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입교 및 졸업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입니다. 선발된 청년 스타트업은 미국,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해 글로벌 VC(벤처캐피탈)와 멘토링, IR(기업설명회),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고 실제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해외 발명전시회 참가 지원도 있습니다. 올해는 청창사 졸업기업 9개 사의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 참가를 지원합니다. 발명전시회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으로 등록 또는 출원 중인 발명품을 출품하여 시상하는 것으로, 청년 CEO의 우수한 기술력을 해외 시장에 알릴 수 있습니다. 청창사에서는 전시회 등록, 부스 설치, 통역, 왕복 운송, 항공료 등을 지원하게 됩니다.”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 | NTD

-이번에 참가하는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 전시회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2023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Taiwan Innotech Expo·대만 국제발명전시회)’는 대만 특허청이 주최하고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 제1전시장에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합니다. 2022년에는 20개국 500여 점이 출품됐습니다.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분야별로 플래티넘상, 금상, 은상, 동상, 특별상 등이 시상됩니다.”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 전시회 참가 기업체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사업 수행 역량, 기술 차별, 판로 개척 역량, 사업성, 참가 성과 및 전시 효과성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9개 사를 선정했습니다.”

-참여 기업의 시상에 대한 기대도 있으실 텐데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아직 심사 전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청창사 졸업기업의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으며, 시상을 응원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김근영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 청년창업학교 교장은 숭실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1996년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에 입사해 인력지원처 처장, 중소기업 밴처공단 전북지역 본부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