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지도자들 “中 신장 위구르 박해에 대한 관심과 행동 필요” 촉구

캐서린 양
2023년 09월 21일 오후 9:02 업데이트: 2023년 09월 22일 오후 1:12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제78차 유엔 총회가 개최된 가운데, 국제 인권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민족의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 당국은 해당 토론회를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는 토론회를 앞두고 토론회에 참석할 만한 인사들을 추려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이번 행사는 반중 비방과 음모에 기반한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회원국들에 토론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강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토론회에 참석한 국제 인권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문제 담당 책임자 소피 리처드슨은 서한을 가리켜 “중국이 숨길 것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중국은 이 상황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고 분석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그리고 또 다른 국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각국 정부에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중국이 자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국제 인권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문제 담당인 소피 리처드슨 국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위구르족 박해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서한을 받았다. 사진은 해당 서한 내용|캐서린 양(Catherine Yang)/에포크타임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는 약 2500만 명이 거주하며,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공산당은 ‘반테러·반극단주의’ 법 집행을 내세워 임의로 이곳 자치구 시민들을 강제노동 및 재교육 시설에 구금하고 있다.

지난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과 기타 소수민족이 수용소에 불법 구금돼 고문, 성폭력, 학대, 강제노동, 강제 불임 수술을 당하고 있으며 사망에까지 이르는 등 심각한 임권 침해가 자행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반인도 범죄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중국은 여러 인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이사국인 중국은 48쪽짜리 보고서의 약 3배에 달하는 분량의 답변서를 발표하며 어떠한 잘못도 부인했다. 중국은 유엔 보고서를 반중 정서의 허위 정보라고 일축했다.

중국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날 토론회에는 미국, 유럽연합(EU),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표면적인 입장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중국은 강제수용소 한 곳의 폐쇄를 발표하면 뒤에서는 또 다른 구금시설을 짓는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베스 반 샤크 미국 국제형사사법 특별대사는 “학자, 언론인, 비정부기구, 그리고 현지 시민들은 중국의 공식 발표와는 반대로 중국공산당의 탄압이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미국은 이러한 보고를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2021년 말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제정했고, 그 뒤로는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업이 증명하지 않는 한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됐거나 법에서 지정한 특정 단체가 생산한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인권 침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공산당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 제한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외교를 담당하는 유럽대외행동국의 다자문제담당 벨렌 카르보넬 상무이사는 “새로운 보고 규정에 이러한 인권 요건 사항이 포함될 것”이라며 “EU 기업들은 강제노동 및 기타 인권 침해가 제품 제조 과정에서 있었는지에 대한 실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페터 뢰펠하르트 독일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도 자리에 참석해 “독일은 인권에 관한 조항이 포함된 대(對)중국 전략을 사상 최초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독일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은 강제노동 연루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공급망 실사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중국공산당의 범죄는 계속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라이한 아삿 선임 연구원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권 변호사이기도 한 인물이다. 아삿 연구원은 위구르족 출신이다.

아삿 연구원은 중국이 영구구금 수용소를 더 많이 짓고 있다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일부 재교육 캠프는 폐쇄됐지만 수용소는 확장세”라고 전했다. 이어 SNS를 통해 국제사회에 신장에 대해 매우 다른 이미지를 심으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주의하라고 귀띔했다. 위구르족이 카메라를 향해 노래하는 영상이 그 예다.

“상식과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중국이 원하는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토론회 참석자들은 중국공산당의 범죄가 초국가적이며 중국 대륙 밖 다른 국가들의 영토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공산당은 중국 밖에서도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든다”는 아삿 연구원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출신) 미국인들은 여전히 중국의 손안에 있다. 중국은 (중국에 남은) 그들 가족들의 목숨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토론회에서 유대인 월드워치의 조나단 바스 이사는 이 단체와 함께 일했던 위구르인들이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여러 번 보복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바스 이사는 “우리 단체는 중국 선정위원회에서 증언한 최초의 위구르 여성 두 명을 후원했다. 그중 한 명의 가족은 증언 이후 중국에서 표적 살해됐다”고 언급했다.

그뿐만 아니다. 지난해 유대인 월드워치는 미국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위구르족 출신에게 상을 수여했다. 바스 이사에 따르면, 중국은 당시 행사에 요원을 보내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을 촬영하고 감시했다.

바스 이사는 “그들은 여기에 있고, 어디에나 있으며, 그리고 행동에 나선다”고 당부했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을 향해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자국 영토에서 중국공산당이 요원과 경찰, 심지어 교도소까지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사용하도록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리마르 총장은 중국공산당의 행태를 ‘국제 범죄’라고 지칭하며 “지금까지 이런 국제 범죄에 대응해 법적 조치를 취한 국가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본질의 근본이 자국 영토에서 다른 국가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각국 정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칼리마르 총장은 “그렇지만 훨씬 더 단호하고 효과적으로 선을 유지한다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