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 무조건 석방하라” 미국·EU, 中 공산당에 압력

프랭크 팡
2024년 04월 16일 오후 2:03 업데이트: 2024년 04월 16일 오후 2:03

중국의 인권 변호사들이 부당하게 수감돼 고문, 폭행 등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리들, 25개 이상의 인권단체와 시민단체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인권 변호사들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중국 정권에 촉구했다.

이날은 중국의 유명 인권 변호사 위원성과 그의 아내 쉬옌이 구금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들은 지난해 같은 날, 중국 베이징에서 유럽연합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이들은 ‘국가 분열 조장’,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기소됐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그해 12월 “쉬옌이 영양실조로 체중이 13kg 넘게 줄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그녀는 몇 개월간 폭행과 고문을 당한 것은 물론, 담요 한 장조차 받지 못했다”고 알렸다.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공화당) 하원의원과 제프 머클리(민주당) 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어 이 부부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1년 전 위원성과 쉬옌은 인권 옹호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구금됐다”며 “중국 당국은 이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공화당) 미 하원의원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유럽연합의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은 “중국 당국은 위원성과 쉬옌의 인권을 존중하고, 구금 기간에 고문과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장하며, 변호사나 가족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 프리덤하우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 등 국제 인권단체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이 부부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2018년 1월에도 위원성을 체포해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2022년 3월 출소한 위원성은 “교도소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의식을 잃을 때까지 의자에 묶여 있었다”며 투옥 중 고문을 당했음을 폭로했다.

부당한 이유로 수감된 인권 변호사는 또 있다. 지난해 4월 10일, 중국 당국은 쉬즈융과 딩자시에게 각각 징역 14년형과 12년형을 선고했다. 이번에도 ‘국가 정권 전복’ 혐의를 적용했다.

이 두 사람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는 동시에, 중국 내에서 ‘신시민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는 중국공산당 관리들의 재산 투명성을 높이고, 중국 시민들의 권리를 증진하며, 독재에서 입헌주의로 전환하고자 하는 평화적 캠페인이다.

스미스, 머클리 의원은 이들이 수감된 지 1년이 된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국 당국은 두 사람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ECC는 지난 2월 쉬즈융과 딩자시, 위구르족 출신 경제학자이자 활동가 일함 토흐티, 홍콩 반중언론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 등 인권 운동가 4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