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이상민 與 입당’ 요동치는 민주당…분열 가시화

황효정
2024년 01월 8일 오후 5:34 업데이트: 2024년 01월 8일 오후 7:17

더불어민주당 내 분열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번 주 중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 본격화에 돌입한다.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도 당 잔류 여부를 놓고 최종 결단을 내릴 계획이다.

8일 오전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에 대한 입당 환영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 의원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이날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은 “여소야대가 되니 국정이 너무 출렁이고 민주당의 발목잡기가 일상화되지 않았나. 민주당이 그냥 방패 정당, 이재명 사설 정당으로 방패 역할만 했다”며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꼭 원내 1당이 돼서 지금보다 나은 조건에서 윤석열 정부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입당 소감을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의원의 입당을 크게 환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의원의 고뇌와 용기를 존경한다”면서 “지금의 민주당이 과거 민주당과 달리 개딸(강성 지지층) 전체주의가 돼버렸고 그래서 이 나라와 동료 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가 돼 버린 것을 막기 위해 용기를 내줬다”고 이 의원을 추켜세웠다.

지난 7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11일 국회에서 민주당 탈당 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견에서 이 전 대표가 민주당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전날인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번 주 후반에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을 직접 언급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금태섭 전 의원 신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양당 독점 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하게 하고 있다”며 자신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윤영찬 의원(왼쪽부터)|연합뉴스

이 의원과 이 전 대표 외 민주당 내 비명계의 발걸음도 눈길을 끈다.

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 등 4인방이 모인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이날 모임을 통해 향후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 최후통첩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탈당할 경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낙연 전 대표를 포함한 신당 창당 추진 세력을 묶어 세우는 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도 민주당 내 계파별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온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을 인용, “과거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됐고 끝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야권 통합을 당부하는 이 같은 메시지를 두고 친명(친이재명)계는 비주류 일각의 탈당·창당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비명계는 DJ가 말한 통합은 그게 아니었다며 전혀 다른 해석으로 맞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민주당 내 분당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은 셈이기 때문이다. 당 내 계파 간 공천 갈등이 격화될 경우 이탈하는 인사들이 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점쳐지는 정세 속, 이번 주가 야권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