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분 조짐…의협 비대위-차기 회장 회동 불발

황효정
2024년 04월 9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4년 04월 9일 오후 3:47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계속할 의지를 보인 반면 의료계는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예정됐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임현택 차기 회장의 회동마저 불발됐다.

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 측과 임 차기 회장은 양측의 만남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인 지난 8일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비대위에 임 차기 회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직접 수행하도록 협조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인 임 차기 회장의 뜻과는 배치되는 의사 결정이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극심한 혼선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의협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발표된 이후 김택우 비대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임 차기 회장이 비대위 운영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의협의 합동 브리핑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발언하면서 의료계는 내분 양상을 보이는 상태다.

임 차기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박 위원장에 대해서도 “내부의 적 몇 명이 더 어렵게 한다”며 저격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 위원장 또한 이에 대해 “유감”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렇듯 의사협회가 비대위와 차기 집행부, 그리고 전공의까지 제각기 분열되는 모습인 가운데 비대위와 임 차기 회장의 만남까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 성사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를 향해 대화를 요구하는 중이지만 의료계가 대화를 위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편, 임 차기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다. 임 차기 회장이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조기 등판하는 셈이다. 이날 오후에 있을 의협 비대위 브리핑에서 비대위원장직을 넘겨달라는 임 차기 회장의 요구에 대한 결론이 발표 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