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첫 ‘AI 결의’ 만장일치 채택…“지배당하기 전에 지배해야”

황효정
2024년 03월 22일 오후 1:11 업데이트: 2024년 03월 22일 오후 1:34

유엔(UN) 회원국들이 인공지능(AI)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첫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I 결의안을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국제사회가 유엔 차원에서 AI 관련 결의를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기술의 사용 역시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채택된 이번 결의는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AI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AI를 부적절하거나 악의적으로 개발·배포·사용해선 안 된다는 경고의 내용이 담겼다.

새 결의는 또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에 관한 국제적 합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강조했다. 딥페이크와 같은 AI가 생성한 진실성을 훼손하는 콘텐츠, 사회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의 편향 등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응하는 안전한 AI 시스템을 위해서는 규제와 거버넌스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개인, 지역과 국가는 물론 시민사회, 언론, 학계, 연구기관, 기술 커뮤니티, 국제기구가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는 자료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도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지털 격차를 좁히고 개발이 뒤처진 신흥국도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흥국이라고 해서 농업 생산성 향상이나 홍수 예방 등 AI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유엔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추진하는 데 AI를 유익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엔총회 결의는 국제법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이번 결의는 만장일치로 회원국이 찬성한 만큼 향후 국제사회가 AI 관련 규제 등을 논의하고 마련하는 데 있어 주춧돌 역할을 할 전망이다.

결의 채택 후 회견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오늘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 모두가 한목소리로 인공지능이 우리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인공지능을 지배하기로 결정했다”며 “획기적인 결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