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홍콩에서 톈안먼 학살이 재연될 것인가

Wang Youqun
2019년 8월 9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9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인들의 시위가 각계각층으로 확산하며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시작해 두 달 가까이 되도록 끝날 기미는커녕 갈등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을 보여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관료는 중국군 혹은 무장경찰이 이미 홍콩 접경 지역에 집결해 있다고 밝혔다. 천다오샹(陳道祥) 중국 인민해방군홍콩주둔부대 사령관은 이날 밤 중공군 건군 92주년 경축 행사에서 홍콩 사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중국 정부가 유혈 진압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처럼 홍콩에서 다시 이런 대학살이 재현될 수 있을까?

 

톈안먼 사건과 같은 대규모 유혈진압의 가능성

우선 군 개입 가능성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6.4 톈안먼 학살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중국의 공산정권은 수립된 지 70년 이래 줄곧 고압과 기만을 통해 통치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 정권의 심각한 병폐를 드러냈다.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은 스스로 현 상황을 위기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1월 개최된 중국 공산당 성급 고위관료 회의에서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치치국 상무위원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홍콩의 송환법 반대 사태가 연쇄반응을 일으켜 본토로 이어져 공산당에 대한 반발 사태를 촉발, 결국 공산당 체제를 파멸로 이끌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다.

홍콩 시위가 이념적 혁명으로 이어지리라고 판단될 경우, 중국 공산당은 정권 유지를 위해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 홍콩을 파괴하는 것도 불사할 것이다.

또한, 현재 홍콩 사태는 장쩌민-시진핑 간의 암투와도 관련이 있다. 홍콩은 예전부터 줄곧 장쩌민, 쩡칭훙 세력이 장악하던 지역으로, 이들 세력의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장쩌민, 쩡칭훙 입장에서는 홍콩이 혼란스러울수록 좋으며, 홍콩 사태가 수습 불가할 정도로 격화돼 시진핑이 군대를 동원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를 바란다.

 

대규모 유혈진압이 어려운 이유들

홍콩은 신의 가호를 받는 지역이다. 170여 년 전 청나라 정부에 의해 대영제국에 할양되던 당시 홍콩은 변두리 지역의 조그만 어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55년에 걸친 영국의 통치 아래에서 홍콩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금융 도시로 발전,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하나이자 ‘동방의 진주’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1997년 중공이 홍콩을 회수한 이후로 중공의 ‘일국’ 개념이 홍콩의 ‘양제’를 위협해오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홍콩에서는 전반적으로 자본주의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다음으로, 홍콩인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는 홍콩인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다.

6월 16일 대규모 시위는 더운 날씨 속에 200만여 명이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에 홍콩인들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7월 들어 시위 활동은 홍콩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계속되는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으로 충돌이 격화됐지만, 절대 다수의 홍콩인들은 여전히 이성과 절제를 유지해 중국 정부에 ‘홍콩 유혈 진압’을 일으킬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한 점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정의로운 목소리가 홍콩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홍콩에서는 100여 개가 넘는 각 산업 경제단체에서 홍콩 정부와 경찰을 질책하고 송환법 반대 운동을 지지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전직 고위 관료와 의원들 및 정계 인사 34명, 민주파 입법회 의원 24명, 홍콩 행정 주임 및 정무 주임 500여 명, 율정사(법무부) 소속 변호사 22명, 회계사 3800명, 경찰 친족 500명, 홍콩 변호사협회, 에드워드 찬(陳景生), 앨런 렁(樑家傑), 폴 섹(石永泰) 전 홍콩 변호사협회 회장, 스테판 차(查錫我) 전 홍콩 염정공서 총조사주임, 조셉 웡(王永平), 데니스 위(俞宗怡) 전 홍콩 공무원사무국 국장, 리칭닝(黎慶寧) 전 보안국 국장, 홍콩 영화감독 협회 및 영화각본가협회, 국제상공회의소 홍콩분회 등은 성명 발표 혹은 연명 서한 발송 등의 방식을 통해 위안랑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을 성토하고 해당 사건에 대해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홍콩 공무원 1138명은 연대서명을 통해 “양심에 따라 민중과 함께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의사, 학자, 교사, 사회복지사 등 각계 전문직은 온라인 연대서명을 개시, “위안랑 폭도를 체포하라! 캐리 람은 사퇴하라!”고 촉구했으며 7월 23일 현재 7만 명 이상이 연대서명에 참여했다. 앤드류 렁(梁建邦) 전 홍콩 사회복지국 국장은 폭력 조직을 방관하는 것은 파멸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염정공서(부패수사 전문기관)는 이미 위안랑 테러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홍콩의 온라인 커뮤니티 LIHKG에는 ‘홍콩을 사랑하는 경찰들’ 명의로 서명된 익명의 공개서한이 올라왔다. 해당 서한은 크리스 탕(鄧炳強) 홍콩 경무처 부처장이 위안랑 폭력조직과 결탁, 경찰 부대에 침투해 ‘백색 테러’ 사건을 공모했다고 폭로하는 한편 홍콩 정부로 하여금 홍콩 경무처 처장, 부처장, 계장, 경정 및 공보과 총경정 직무를 폐지 혹은 정직처분 후 홍콩 염정공서를 통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네 번째로, 중미 무역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이고, 10월 1일은 중공 수립 70주년이며 대만에서는 곧 대선이 진행된다. 중국이 홍콩에 섣불리 군대를 파견하기 힘든 상황이다. 홍콩에서 6.4 대학살이 재연될 경우 이는 대만 민중의 반감을 한층 더 자극함으로써 공산당을 반대하는 성향의 후보자가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다.

다섯 번째로는, 국제 사회 형세가 이미 크게 변화했다. 2017년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래로 미국은 대외 전략을 대폭 수정, 중국을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견제 상대로 설정했다. 작년 이래 미국은 무역 전쟁을 필두로 군사, 과학기술, 중공 대변인, 스파이, 대만, 종교, 인권, 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이제는 유럽, 호주, 아시아, 미주, 그리고 심지어는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까지 중공이 국내외에서 벌이는 ‘허위, 악, 투쟁’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과 29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만일 중국이 군대를 투입해 홍콩 사태에 개입할 경우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관한 질의에 대해 “중국이 올바른 행동을 취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중국이 일단 홍콩에서 유혈 사태를 벌일 경우 즉각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국에 있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여섯 번째로, “장쩌민-시진핑 간 투쟁”이 있다. 중국 공산당에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마오쩌둥의 말을 실천해왔다. 현재 총자루를 쥔 것은 시진핑이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진핑의 명령 없이는 홍콩 주둔 부대든 광둥성 주둔 부대든 섣불리 행동을 취할 수 없다.

6월 13일 천다오샹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주둔부대 사령관은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수석부차관보에게 ‘군대가 홍콩 사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분명 시진핑이 지시한 사항이었을 것이다. 천 사령관이 7월말 홍콩 시위 관련해 “극단 폭력 절대 용납 안 해”라고 한 것은 군투입을 시사했다기보다는 홍콩인들에 대한 위협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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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여우췬(王友群) 중국인민대학 법학박사.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웨이젠싱(尉健行)의 비서. 최근 4년간 에포크타임스와 NTD 등에서 중국 전문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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