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 있으면 사망 위험 커져…하루 ‘22분 운동’으로 예방”

카타벨라 로버츠(Katabella Roberts)
2023년 10월 30일 오후 7:53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전 10:03

‘장시간 앉아 있기’가 조기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위험을 하루 22분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노르웨이 트롬쇠대학교 연구진은 미국·노르웨이·스웨덴에서 실시한 신체 활동과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실렸다.

연구진은 중·고강도 운동이 생활 습관과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에 미국,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50세 이상 1만 1989명을 대상으로 약 5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최소 4일간 매일 10시간씩 신체 활동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더해 참가자들은 체중, 키, 성별, 음주량, 기저질환 유무와 과거 병력 등의 세부 정보도 제공했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전체 참가자 가운데 5943명은 매일 앉아 있는 시간이 평균 10.5시간 미만이며, 나머지 6042명은 10.5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조사가 진행된 5년간 전체 참가자의 6.7%인 805명이 사망했다. 그중 357명은 매일 앉아 있는 시간이 10.5시간 미만인 그룹이었으며, 448명은 10.5시간 이상인 그룹이었다.

연구진은 “신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12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 중·고강도 운동 시간이 22분 미만인 사람들은 하루 8시간 앉아 있는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38%나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루 10분만 운동을 해도 이런 위험 증가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 연합뉴스

연구진에 따르면 하루 10분 운동할 경우, 앉아 있는 시간이 10.5시간 미만인 그룹에서는 사망 위험이 15% 감소했으며 10.5시간 이상인 그룹에서는 사망 위험이 3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에드바르 사겔브 교수는 “중·고강도 운동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며 “매일 22분 이상 운동을 하면 그 효과가 크게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에 그치므로 명확한 인과 관계를 규명하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참가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정원 가꾸기, 자전거 타기 등 모든 신체 활동의 유형과 그 강도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강도 운동을 빠르게 걷기, 평지에서 자전거 타기, 수중 에어로빅 등 심박수를 높이고 땀을 흘리게 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CDC는 조기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인 기준 매주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은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평균 9.5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신체 활동 부족은 비만, 제2형 당뇨병, 심장병, 암 등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보면 연간 약 1170억 달러(약 158조원)의 의료 비용 지출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