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만계 중국어 교사 유치 방안 논의 중…“공자학원 30곳 폐쇄 준비”

정향선 인턴기자
2022년 09월 21일 오후 8:58 업데이트: 2022년 09월 21일 오후 8:58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저버가 영국 의회의 초당파 의원 그룹이 대만으로부터 중국어 교사를 지원받는 방안을 대만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논의가 이뤄진 것은 영국이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공자학원을 폐쇄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공자학원(孔子學院·Confucius Institute)은 중국 당국이 중국어와 중국공산당이 주장하는 ‘중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든 교육기관 겸 문화 보급 기관이다. 

영국, ‘공자학원에 430억원 지원 계획’ 재검토 예정

현재 영국에는 30개의 공자학원이 있다. 이들 영국 내 공자학원은 영국 대학과 중국의 파트너 대학, 중국 당국이 후원하는 ‘중국국제중국어교육기금회’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편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세계 속의 영국)’이라는 대외 전략을 세웠다. 그에 따라 영국인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이 정부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6월 영국 보수당 의원들이 설립한 ‘중국 리서치 그룹(China Research Group)’에 따르면 2015~2024년까지 10년간 중국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지원금의 총액은 최소 2700만 파운드(약 430억원)에 달한다. 영국 대학 내의 공자학원들이 대부분 지원금을 받아갈 예정이었다(보고서). 

그러나 초당파 의원 그룹이 대만으로부터 중국어 교사를 지원받는 방안을 대만 측과 논의함에 따라 영국 정부는 중국어 교육 지원 계획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 논의에 참여한 영국 보수당 소속 알리시아 컨스(Alicia Kearns) 의원은 매체에 새로운 제안서를 읽었다며 영국 정부는 대만 측이 제시한 계획 내용에 교육 지원 예산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내에서 점점 흔들리는 공자학원의 입지…전부 폐쇄될 수도

또한 매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과거 공자학원의 영국 내 운영을 대체로 지지하는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태도가 바뀌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교육부 보육 담당 부장관으로 재직하던 2014년 “공자학원이 영국에 강력한 중국어 교육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올해 9월에 총리로 취임한 후 그는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보다 더 강경한 대중국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 공자학원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자학원의 자금 조달 과정, 직원 채용 과정, 교실 내에서 표현의 자유 업악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매체는 이에 영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영국 정부는 현재 영국 내 공자학원들의 교육 내용과 교육 방식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I)에 따르면 영국 하원의 여야 의원 20여 명은 올해 6월 13일 공자학원을 겨냥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법안 개정안).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국 내 공자학원은 모두 폐쇄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