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효과적”…‘가시여지’의 잠재력

셰라미 차이(Sheramy Tsai)
2023년 11월 26일 오전 9:2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05

가시여지 또는 그라비올라, 또 다른 말로는 사우어솝은 아열대지방에서 광범위하게 자라는 목련목 포포나무과의 교목이다. 열매는 복숭아, 망고, 파인애플과 비슷한 맛이 난다.

예로부터 여러 문화권에서는 가시여지를 약용으로 사용해 왔다. 특히 항암효과가 있다는 초기 의학적 탐구와 입증 사례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여지의 효능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암 진단부터 회복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르넷 힐(52) 씨는 지난 2021년 2월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곧 위, 폐, 난소, 뼈 등으로 전이됐다.

힐 씨는 화학요법을 받으며 항암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입원 과정에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치료가 너무 힘들어 대체 치료법을 자체적으로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미 국립보건원 웹사이트에서 가시여지에 관한 여러 자료를 발견하게 됐다. 그때부터 힐 씨는 화학요법을 받는 대신 매일 가시여지 잎으로 차를 끓여 마시기 시작했다.

가시여지 잎차와 함께 1년 동안 식단을 관리한 이후 검사를 받은 결과, 2022년 2월 힐 씨의 몸에서는 암세포가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몸에 암세포가 없습니다.”

의료진은 가시여지의 효과를 인정하는 것을 주저했으나 힐 씨는 가시여지 덕분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는 가시여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에 이르기까지, 가시여지는 열매부터 뿌리와 잎, 나무껍질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적인 치료법에 쓰여 왔다.

가시여지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 수많은 천연물질이 함유돼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되는 성분은 천연 항암물질인 아세토제닌이다. 아세토제닌은 암세포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막는 등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건강한 세포를 살리는 독특한 작용 메커니즘이 있는 성분이다.

실제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자메이카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는 암 치료에 있어 일상적으로 가시여지를 사용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페루, 멕시코 등에서도 암 관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보완 치료법으로 가시여지의 잠재력을 인정하는 추세다.

가시여지의 항암 효과, 과학적 근거 부족?

지난 수세기 동안 아프리카 및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가시여지를 암 치료제로 사용해 왔다. 항암제로서의 가시여지는 천연물질인 만큼 안전하며 내성 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과학계와 주요 의학기관들은 여전히 신중하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은 가시여지의 항암 효과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가시여지를 암 치료제로 홍보할 경우 법적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암 연구 기관인 영국 암 연구소를 비롯한 주요 기관 역시 가시여지의 항암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기존 기관들은 아직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몇몇 과학 연구에서는 이미 가시여지의 잠재적 가능성이 나타났다.

암 분야 국제학술지 ‘캔서스’에 실린 한 논문은 “수백 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가시여지의 화합물이 암과 싸우는 약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으며 암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 저자는 “췌장암,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서 암세포 성장을 방해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화합물이 가시여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가시여지 잎 추출물을 섭취한 대장암 환자의 암세포 성장이 느려졌으며 다른 건강한 세포들에는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사례 보고서에도 가지여지를 매일 식단에 포함시킨 후 종양 세포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례가 게재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뇌 건강과 관련, 가시여지가 잠재적으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연요법 의학을 전공한 약사 디 오예는 에포크타임스에 “가장 흔한 오해로는 가시여지가 파킨슨병이나 그와 유사한 질병, 또는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예 약사는 “연구 결과 이러한 우려는 한 부족에서 관찰됐는데, 이 경우 가시여지를 1년 동안 매일 과도한 양으로 섭취했을 때 관찰됐다”고 전했다.

가시여지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다양한 암 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하고 엄격한 인체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유효하다.

연구실에서 개인 경험담까지

과학자들이 가시여지의 의학적 잠재력을 분석하는 동안, 개인들의 여러 경험담 역시 설득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가시여지를 섭취해 암을 극복한 힐 씨는 “(가시여지에) 건강과 관련해 처방되는 약 이상의 것이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가시여지 구하기, 그리고 사용하기

오예 약사는 양질의 가시여지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상에서 가시여지 제품을 구매할 때 특히 저품질 제품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암 치료제로 섭취할 경우 스스로 분별력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오예 약사는 “가시여지가 화학요법보다 10만 배 더 낫다는 등의 과장된 주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가시여지의 효능을 인정하면서도 사실과 근거 없는 과장을 구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예 약사는 “가시여지는 다른 자연요법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섭취 방법은 어떨까. 적당한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할 때 휴약기를 가지는 것처럼 가시여지 섭취 시에도 주기적으로 쉬어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가시여지의 매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의료 전문가와 함께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

셰라미 차이는 10년의 집필 경력을 지닌 작가이자 간호사다. 미들버리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간호 전문 지식을 통해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