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 주려고 마트에서 ‘귤 한 봉지’ 훔친 6.25 참전용사 할아버지

김연진 기자
2019년 10월 24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4일

6.25 전쟁 참전 유공자인 80대 할아버지가 귤 20개가 든 봉지를 몰래 가져가려다 적발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할아버지가 귤을 훔친 이유는, 집에 있는 아픈 아내에게 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수중에 돈이 없었던 할아버지는 결국 절도를 결심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건은 지난 2017년 12월,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마트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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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전 유공자 A(82)씨는 마트에서 귤 한 봉지를 훔치려다가 적발돼 경찰에 인계됐다.

A씨는 월세 15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별다른 수입 없이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심지어 84세인 아내마저 심장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집에 있는 아내에게 귤을 가져다주고 싶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라고 진술했다.

당시 고양경찰서 측은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개최, A씨를 훈방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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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가 전과자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시민에게 공감받는 법 집행을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사연은 최근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 및 복지 개선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시 조명됐다.

현재 ‘참전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참전 유공자들이 받는 이른바 ‘명예 수당’은 기껏해야 한 달에 10~20만원 정도다.

각 지자체별로 지급 금액은 다르지만, 생계를 이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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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가유공자, 참전용사를 위한 복지를 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된 바 있다.

청원인은 “6.25 전쟁에 참전하신 할아버님이 생계를 위해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줍는 모습을 봤다. 너무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났는데, 오히려 할아버지는 괜찮다며 절 위로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위해 진정한 복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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