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폭력조직 소탕 밝혀…정법위 대규모 지각변동?

샤샤오창
2018년 1월 29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최근 시진핑 주석이 중앙기율위 전체회의에서 부패 척결과 함께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설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조폭을 소탕해 그 배후에 있는 ‘보호 우산’을 척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앙기율위 전체회의에서 불법조직 소탕과 부패 척결을 묶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시 주석의 취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해 12월 21~23일 푸젠(福建)성 시찰 당시 ‘파리(苍蝇, 하위직 부패 관리)’ 처벌과 조폭 소탕을 함께 묶어 관련된 부패를 철저히 척결하고, 악독한 세력을 비호하고 그들의 ‘보호 우산’ 노릇을 했던 관리를 처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오러지 중기위 서기의 발언은 2018년 시진핑 당국의 반부패 주요 정치활동 중 하나가 조직폭력배 및 그 비호세력 소탕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뒤에는 중국 공산당 정법위 저우융캉(周永康)의 ‘잔당’을 제거하고자 하는 주목적이 숨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폭 배후의 ‘보호우산’

저우융캉 전(前) 정법위 서기는 중앙 사회치안종합치리위원회(社會治安綜合治理委員會) 주임으로 재직하던 당시 사형 당한 쓰촨(四川)성 조폭 두목, 류한(劉漢) 한룽(漢龍)그룹 회장의 보호우산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다.

중국 언론은 과거 류한이 복잡한 일에 여러 번 연루됐지만, 어느 지도자에게 거액을 상납한 후 공안의 블랙리스트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滨)이 쓰촨에 투자하자 류한은 ‘관계 유지’를 위해 거액을 들여 해당 프로젝트에 협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쓰촨 현지 언론은 앞서 언급한 지도자가 1999~2002년 쓰촨성 위원회 서기직에 있었던 저우융캉이라고 보도했다.

저우빈은 아버지의 권세와 영향력을 앞세워 관직매매, 감형, 사형수 바꿔치기 등을 일삼으며 거액을 축적한 바 있다. 특히 저우융캉 부자는 수감된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를 사형수 대신 형장에 세우기도 했다. 파룬궁 수련자는 사형된 뒤 장기를 적출 당했고 해당 사형수는 사회로 복귀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사법관에게 인민폐 수십만 위안을 뇌물로 주면 사형을 피할 수 있고 대신 파룬궁 수련자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 액수는 사형수 1인당 약 300만 위안(약 5억원)으로 추정된다. 저우빈은 이를 통해 거액의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마한 공안부 보좌관이자 경제범죄 감찰국 국장이었던 정샤오둥(鄭少東)은 저우빈이 간쑤(甘肅), 산시(山西), 랴오닝(遼寧) 등지에서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저우빈은 한 사건에만 2억 위안(약 336억원)의 뇌물을 받았는데, 그 대가로 죄수들을 석방시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 저우융캉 또한 닝샤(寧夏) 2대 조직폭력배 두목의 도주를 도운 전력이 있다. 이 두목은 철거를 거부하던 40세 남자에게 뜨거운 기름을 부어 살인을 한 혐의로 수배 중에 있었다. 저우융캉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그는 낙마한 중국 허베이(河北)성 정법위 서기 장웨(張越)에게도 290만 위안(약 4억 8000만원) 상당의 옥을 뇌물로 받쳤다. 또 불법 조직을 이끌며 다수의 범죄를 저질렀던 왕(王) 모씨를 비호했으며 불법업자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합법적 재산을 갈취하기도 했다.

많은 공산당 관료가 조직폭력배의 일원이거나 그들의 ‘보호 우산’이다. 중국 언론의 2017년 1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산시성 원시(聞熹)현 공안국 징이민(景益民) 부국장 등 공안 직원 13명은 폭력조직 일원들과 장기간 인터넷 도박 시장을 좌지우지했을 뿐만 아니라 마약 시장을 독점하고 고분 도굴에도 39차례나 참여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농촌 촌위원회 45% 이상이 불법 세력으로 조직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법계열과 폭력조직은 상호 연계되어 이익을 취해왔다. 폭력조직은 일반 국민과 민간 기업에 보호 명목으로 금액을 갈취하고, 정법계열이 다시 이들에게서 같은 명목으로 금액을 갈취했다.

저우융캉이 통제했던 정법계열은 마치 독립된 왕국과 같아서 ‘제2권력 중앙’으로 외부에 알려져왔다. 막대한 자본으로 유지되고 있는 정법계열과 폭력조직은 공생관계이자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 이는 중국에서 폭력조직 사회가 형성되고 조직폭력배가 성행하게 된 주요 원인이다. 현재 저우융캉은 낙마했지만, 집권 시기에 조직했던 세력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저우융캉 시기의 모델을 유지하며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한편 조직폭력배를 통해 중국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해외 불법 폭력조직

미국의 경우를 보자. 2008년 5월 17일 뉴욕 플러싱(Flushing)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한 바 있었다. 이날 평화 집회를 열던 파룬궁 수련자 수백 명이 공격을 받았는데 폭력배들이 대거 밀집해 욕설과 포위 공격을 20여 일 간 계속했다. 현지 경찰은 파룬궁 수련자들을 보호하면서 총 16명을 체포했다. 국제 사회를 놀라게 한 이 사건은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 펑커위(彭克玉)가 자신이 직접 파룬궁 폭력 사태를 지휘했다고 인정하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한 인사는 이 사건이 정법위 저우융캉이 선동한 일종의 테스트라고 밝혔다. 이를 성공할 경우 전 세계 중국인 밀집 지역에 동일한 수법을 적용할 속셈이었던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플러싱 사건에 연관된 중국 공산당 일원 중에는 중국 측이 직접 파견한 별동대(칭다오 공안 등)가 있었고, 일부는 장기간 미국에 잠복해 특수 임무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푸저우(福州) 동향회, 원저우(温州) 동향회, 상하이(上海) 동향회 등이 중국 공산당의 해외 특무 조직의 하나로 무직자, 밀입국자, 도박객 및 부랑자 등을 고용해 불법 폭력조직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천융린(陳用林) 전(前) 중국 외교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 자체가 조직폭력배와 깡패로 이뤄진 단체이며 정책 및 일련의 활동들에서 그 본성이 발현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해외 현지 중국인으로 이루어진 조폭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또 천씨는 “시드니에서도 중국 공산당은 현지 조직폭력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조직 폭력배 두목은 영사관의 귀빈이다. 올해 3월 호주에서는 후양(胡楊)이 250 kg의 마약을 밀매하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총영사관의 유명 인사로, 호주 국제 교류협회 회장이기도 했다. 후양은 호주 국제교류센터를 통해서 호주에 진행됐던 중국 정부의 대외 홍보 등 여러 일을 도왔다”라고 밝혔다.

불법 조직은 홍콩에도 있었다. 1997년 이전부터 조직폭력배는 난무했지만 이들 사이에는 적어도 규율과 세력 균형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홍콩의 조폭들은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타오쓰쥐(陶駟駒) 전(前) 공안부장은 홍콩 조폭에도 ‘애국자’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2014년 10월 3일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 잠복해 있던 각종 지하당원, 특무 조직, 동향회 및 상업회 명목으로 가려진 외부 특무 조직, 중국이 통제하고 있던 폭력조직 구성원 등 방대한 인력을 동원해 홍콩 ‘우산 혁명’에 참여한 민중을 포위 공격했다. 홍콩 시위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중국 조직폭력배 일당은 시민으로 위장해 홍콩 시민을 협박, 모욕하고 공격했다.

대만의 경우, 2017년 9월 24일 국립대만 대학교에서 열린 중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 현장에서 타이완 대학 학생들이 시위를 하다가 중화 통일 추진당원에게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각계의 이목을 끌었고, 대만에 폭력배 척결 운동을 불러왔다.

타이페이(台北)시 경찰은 폭력 사건에 연루된 통일파 구성원 중 최소 9명이 중화통일추진당(통추당), 애국동심회(애동회) 회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두 파벌은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위해 나서며 사회 치안을 어지럽혀왔던 세력이었다.

‘통추당’은 ‘중화대동맹보위’가 원래 이름으로, 2004년 5월 광저우(廣州)에서 설립되었고 이듬해 9월 타이페이에 단체명을 바꾸어 등록했다. 이 사실은 해당 단체가 중국이 만든 것이며,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아 대만의 민주주의를 분열시키고 최종 전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음을 입증한다. 별명이 ‘흰 늑대’인 통추당의 총재인 장안러(張安樂)는 대만 출신으로 최대 범죄단체 주롄방(竹聯幫) 두목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에서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선전(深圳)에서 사업을 하다가 대만의 <조직범죄 방지제 조례>를 위반해 17년이 지난 뒤에야 대만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대만 애동회 회원들은 명소인 타이페이 101 빌딩 앞에서 연설을 하던 파룬궁 수련자들을 여러 차례 폭행해 법적 제지를 받은 바 있었다. 2010년 4월 이 단체 회원이 유기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고, 2014년에도 상해죄로 8차례나 고발당했다. 2015년에는 구성원들이 체포돼 공무 집행 방해죄로 처벌받았다.

정법위 지각변동 눈앞에?

중국 공산당 정법위는 장쩌민(江澤民)파의 파룬궁 박해에 동참한 뒤부터 권력이 날로 팽창해 후진타오(胡錦濤) 집권 시기에는 소위 ‘제2 중앙’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2012년 충칭(重慶)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앙 정법위 서기직은 ‘18차 당대회’ 상무위에서 제외되었다. 중앙 정법위 서기의 권력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정법위는 여전히 시진핑 당국의 장애물이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은 장쩌민파가 장악하고 있던 정법계열의 숙청 작업에 돌입, 줄곧 진행해왔다. 몇 년 동안 상당수의 정법계열 관료가 낙마하거나 직위해제됐다.

19차 당대회 이후에도 정법계열 대다수 권력자들이 여전히 장쩌민파에 속해 있다.

궈성쿤(郭聲琨) 신임 정법위 서기는 장쩌민파로 지목된 인물이다. ‘18차 당대회’ 이후 5년 동안 궈성쿤이 이끌던 공안부는 수많은 인권침해 사건을 일으켜왔다. 2013년 양심적 기업가였던 왕궁취안(王功权)이 투옥됐으며 2014년 쉬즈융(許志永) 변호사가 징역을 선고받았다. 2014년에는 파룬궁 수련자를 변호했던 변호사들이 탄압을 받은 ‘젠싼장(建三江案) 사건’도 있었다. 2015년 광저우 인권운동가 궈페이슝(郭飛雄)이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인권 변호사 및 관련 인사가 대거 체포됐다. ‘19차 당대회’를 7개월 앞두고도 파룬궁 수련자를 겨냥한 탄압은 계속됐다.

중국 최고검찰원 차오젠밍(曹建明) 검찰장은 저우융캉 패거리 중 하나로, 일찍이 장쩌민에게 발탁됐고 장쩌민 집단이 파룬궁 수련자를 박해할 당시 적극적으로 파룬궁을 비방하는 언론을 퍼트려 승진하면서 학계에서 정치판으로 무대를 옮겼다.

중국 최고법원 저우창(周强) 법원장은 중앙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1999년 장쩌민 집단이 파룬궁 박해를 시작한 이래 적극적으로 가담해왔다. 후난(湖南) 지역을 관할할 당시, 그는 저우융캉과 함께 후난 샤오양(邵阳) 6.4운동 지도자인 리왕양(李旺陽)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어 중국, 홍콩 및 세계 각지로부터 비난과 항의를 받았다. 2017년 1월 저우창은 헌법과 국제법에 위배되는 최신 사법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자오커즈(赵克志)는 공안부 부장으로 정식 취임날인 2017년 11월 4일을 3일 앞두고 두 차례나 ‘저우융캉의 잔당을 척결하자’고 말했다.

2017년 말부터 대만 정부도 조직폭력배 척결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8년 현재, 시진핑 당국까지 조폭 및 보호우산 타파를 목표로 행동에 나섰다. 정치적 목적이 어떻든 간에, 이는 중국 정법계열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임이 분명하다. 중국 정법위에 잔존해 국민을 핍박해온 공산당 관료들과 국내외에서 이들의 수족으로 움직여온 세력들에게도 종말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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