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인 재미에 빠져드는 도파민 중독…사람의 정신 병든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전례 없는 증가에 의학계·과학계 우려

마리나 장
2024년 02월 1일 오전 11:31 업데이트: 2024년 02월 1일 오후 3:08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부모를 둔 10세 소년 빌리는 총명한 아이였다. 빌리는 공부를 잘해 학교에서 전 학점 A를 받기도 했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게 흠이었다.

빌리는 운동에도 영 재능이 없었다. 그는 보드게임을 하거나 팀 활동에 참여했을 때 자주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썼으며, 뭐든지 패배하면 정신이 붕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빌리와 함께 유치원 때부터 함께 알고 지내던 친구들조차 인내심을 잃기 시작했다. 빌리의 부모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빌리의 부모는 빌리를 전자기기 사용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빅토리아 던클리 박사에게 데려갔다.

던클리 박사가 처방한 대로 4주간의 ‘전자기기 단식(스크린 단식)’을 통해 TV, 휴대폰, 비디오 게임 등과 같은 전자 매체에 대한 모든 접근을 차단하자 빌리의 문제는 기적적으로 해결됐다. 빌리의 부모는 너무 기쁜 나머지 이 전자기기 단식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전자기기 단식을 한 지 6개월이 지나자 빌리의 친구들은 더 이상 빌리를 피하지 않았고, 빌리의 스포츠맨십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빌리는 학급 회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했으며, 예전 같으면 겁나서 못했을 후보 연설도 해냈다.

빌리는 전자기기 사용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없앤 후 정신 및 행동 장애가 사라진 던클리 박사의 많은 환자 중 한 명이다.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은 사람들 사이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삶을 잠식하는 전염병이 됐다. 지난 2012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은 성인들의 약 60%가 스스로도 자신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에 실시된 후속 설문조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83%가 “깨어 있는 시간 동안 거의 항상 휴대전화를 가까이 두고 있다”고 답했다.

업무 외 시간에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틱톡, 유튜브 쇼츠와 같은 숏폼 동영상, 영화 및 TV프로그램, 소셜 미디어,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이러한 모든 ‘스크린 기반 엔터테인먼트’는 참신함과 새로운 것의 발견, 즉각적 보상이란 측면에서 모두 비슷한 정서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 과정은 스트레스를 주면서 동시에 만족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전자기기 과잉 사용은 우리의 뇌를 과도하게 자극하여 ‘투쟁 도피 반응(교감신경계가 작용해 생긴 에너지를 소비해서 긴급 상황 시 빠른 방어 행동 또는 문제 해결 반응을 보이기 위한 흥분된 생리적 상태)’이라 불리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이 ‘투쟁 도피 반응’ 상태는 뇌와 신체에 부담을 주고, 사소한 환경 변화에도 무기력감에 무너지거나 우울증과 불안증에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증가하는 전자기기 사용 문제

전자기기 사용 시간과 정신 건강 악화 사이의 초기 연관성은 심리학 박사인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진 트웬지 교수가 세대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

트웬지 교수는 온라인 유명 강연 시리즈 TEDx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래 어느 정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증가하는 (전자기기 사용시간과 정신 건강 문제의) 상관관계에는 익숙했어요. 그러나 2010년 이후 훨씬 더 급격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전에는 정말 한 번도 관찰된 바 없습니다.”

2010년 이후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사용이 극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요 우울증 경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에포크타임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내 12세에서 17세 사이 청소년 우울증의 발병률은 1%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같은 나이대 청소년 우울증 발병률은 4%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외출이나 독서를 즐기는 청소년은 줄어든 반면,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사용 시간은 급증했다.

지난 2008년, 학교에서 25년간 상담교사로 일했던 톰 커스팅은 8세 이상 아동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

ADHD는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한 이후, 즉 저학년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는 청소년과 성인 ADHD 환자가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어릴 때 진료 시기를 놓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커스팅은 이들 중 일부는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ADHD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2년 들어, 미국 청소년의 30%가량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되자 그는 아이들이 반항적인 행동과 불안장애 증상을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을 목격했다. 현재 자라나는 청소년과 청년들도 반사회적인 성향이 강하고 정서적 회복력이 약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증가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사교 활동이 줄어든 결과일 수도 있다.

커스팅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의 양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자라면서 놓친 것은 야외 활동과 사회적 학습”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청소년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두 배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어린이의 인터넷 중독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지만, 2021년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 위험군은 일반인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3배, 불안장애에 걸릴 확률은 1.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람들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을 확률이 일반인 대비 1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사들은 이른바 ‘아이패드 키즈’라고도 불리는 알파 세대가 공격적이고 절제력이 부족해 교실에서 감정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 전자기기 중독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전문의 클리포드 서스만은 이러한 증상을 치료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전자기기 중독 치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서스만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스크린이 우리를 사로잡는 방법

비디오 게임, 소셜 미디어, 웹서핑,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스크린 활동’은 사용자로 하여금 일종의 탈출구를 제공한다. 브라질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 교수이자 심리치료사인 데이비드 로젠펠드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활동은 선명한 색상과 가상 세계의 완벽한 통합으로 뇌를 극도로 자극한다고 표현했다.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접하면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는 것은 무엇이든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하는 반면,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하면 사람은 짜증과 같은 불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Karolina Grabowska/Pexels

스크린 활동은 뇌에 도파민을 규칙적으로 공급해 우리의 주의를 끌도록 설계돼 있다. 몰입형 비디오 게임을 하며 레벨을 올리거나, 보스를 물리치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찾았을 때 짜릿함을 느끼는 것처럼 스크린은 가상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한다.

뉴욕대 게임센터에서 게임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는 베넷 포디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담 알터의 저서 ‘저항할 수 없는 유혹: 중독 기술과 사업은 우리를 어떻게 묶어두는가’를 인용하며 비디오 게임은 매우 미세한 규칙의 지배를 받는다고 설명했다(인터뷰 링크).

이 같은 미세한 규칙은 캐릭터가 특정 구역 위로 움직일 때마다 ‘띵’ 소리가 나거나 흰색 섬광이 나타나는 등의 효과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플레이어와 게임 캐릭터 간 일체화가 된 기분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 같은 미세한 반응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보람을 느끼게 하며 게임을 계속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또한 상호작용형 스크린 활동이 TV 시청과 같이 수동적인 활동보다 어린이들에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

던클리 박사는 어린이에게 단 30분의 상호작용형 스크린 활동이 TV 2시간 시청과 동일한 정도의 조절장애 연관성이 보일 정도로 충분히 자극적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많은 비디오 게임은 게임 내내 무작위로 보상을 받는 전리품 상자와 같이 마치 도박과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플레이어는 다음에 언제 보상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계속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좀 더 강하게 느낀다.

심리학자 버후스 프레드릭 스키너는 이러한 전략의 효과를 비둘기 실험으로 입증한 바 있다. 스키너는 비둘기를 버튼이 달린 상자와 같은 공간에 넣어두고, 비둘기가 상자의 버튼을 누를 때마다 먹이를 보상으로 주었다. 그런데 버튼을 누를 때마다 항상 보상을 받은 비둘기보다, 버튼을 눌러도 불규칙적으로 보상을 받은 비둘기가 더 강박적으로 버튼을 눌렀다.

미국 3~17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감 추이 | 그래픽=에포크타임스

이러한 강박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보기 좋은 ‘한 입’ 단위로 쪼개어 사용자가 게시물, 좋아요, 댓글 등의 반응을 보일 때마다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든다.

게다가 소셜 미디어는 ‘중단점’ 신호를 느끼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신문 기사나 책, 혹은 영화는 항상 결말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매체를 끝까지 보고 나면 다른 활동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콘텐츠가 끝나지 않고 계속 스크롤할 수 있게 되는데, 그래서 ‘둠 스크롤(the doom scroll)’이라고도 부른다.

인터넷 서핑도 다를 바 없다. 검색 엔진에 단어를 입력하면 끝없이 많은 결과와 관련된 링크가 나타나며, 마치 토끼굴에 빠지듯 빠져들게 된다.

스크린 타임이 ‘인간’을 잠식할 때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스크린 타임이 사회적으로 널리 허용되고 퍼져 있다 보니 사람들은 종종 스스로 스크린 타임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조차 깨닫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아직 스크린 중독에 대한 일관된 기준은 없지만, 많은 미국인이 스크린 사용으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학교 및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외하고 매일 평균 7시간을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다. 전자기기 중독을 위한 입주 치료 센터 ‘리스타트 라이프(reSTART Life)’의 공동 설립자 힐러리 캐시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크린 사용이 정상적인 인간의 일상 생활에 필요한 시간을 잠식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매일 약 8시간의 수면 시간이 필요하며, 평균적으로 8시간 30분을 근무한다. 또한 사교 활동, 운동, 식사, 샤워, 일상적 집안일과 취미 생활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그런데 매일 7시간이 스크린 타임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인간의 필수 활동 시간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생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12주 프로그램의 설립자인 디노 암브로시는 TEDx 강연에서 오늘날 대부분의 청소년이 만일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평균적으로 334개월의 자유 시간을 갖는다고 추산했다.

그는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되느냐를 좌우할 것이라면서 “대부분 사람은 그 시간의 93%를 무심코 스크린 타임으로 보낸다”고 추정했다(TEDx 강연 링크).

1990년대부터 인터넷 음란물과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여성 캐시는 최근 우려스러운 추세를 목격했다.

그녀가 1990년대에 만난 초기 고객들도 과도한 스크린 타임으로 인생에 큰 변화를 겪었지만, 삶에 필수적인 생활 기술들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그녀가 만나는 고객 중 상당수는 요리하는 법, 개인위생 관리, 대화하는 법,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 맺기, 직업 유지 등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생활 기술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사람들일수록 치료하기는 더 어렵다.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일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받았다는 것이 꼽힌다. 그 결과 그들은 삶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만성적으로 기피하는 도피자가 됐다. 캐시는 이들이 가상 세계 밖에서 삶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사회적 관계 구축, 도전 과제 해결, 직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cottonbro studio/Pexels

4가지 주요 정신 장애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학 교수인 심리학자 다리아 쿠스와 마크 그리피스는 문제 수준의 스크린 사용의 영향을 연구하는 선도적인 연구자로 꼽힌다.

쿠스 교수와 그리피스 교수는 인터넷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심리 치료사 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중 일부는 환자의 정신 건강 문제가 의심할 여지 없이 과도한 스크린 사용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한 심리 치료사는 “환자들이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회 불안이나 범불안 장애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서스만 박사는 중독과 동반된 정신 건강 문제는 중독을 먼저 해결하기 전에는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우울증(Depression)

장시간의 스크린 시간은 도파민 분비 시간을 연장해 스크린 타임을 중단할 때 도파민 저하를 경험하게 한다. 이로 인한 낮은 도파민 수치는 과민한 성격 및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신체는 결국 뇌의 쾌락 회로가 둔감하게 되며, 몸은 그렇기에 스스로를 안정시키려고 더 많은 자극을 추구한다. 즉, 동일한 ‘최고치’를 달성하려면 콘텐츠의 자극 강도를 높이거나 더 많이 시청해야 한다. 이는 더 노골적이고 격렬하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를 의미할 수 있다. 그 결과 화면에서 눈을 떼면 더욱 무감각해지고 기분이 악화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대인관계의 즐거움과 같이 사람에게 내재된 덜 자극적인 활동에 관심을 줄이게 된다.

스크린 사용은 또한 멜라토닌 분비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수면장애 및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기분장애와 잠재적으로 연관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 및 과민 장애(Anxiety and Irritability)

스크린 타임은 곧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산만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서핑은 주의가 지속적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이용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심리학 박사 글로리아 마크는 팟캐스트 ‘심리학 말하기’의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 주의 전환 빈도와 스트레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2010년 이후 부모와 함께 외출하는 청소년의 수가 줄어들고 우울증 증상을 호소하는 아동의 비율이 급증했다. | Alain Jocard/AFP via Getty Images/연합

마크 박사는 주의 전환 빈도가 높을수록 심박수와 자가 보고를 통해 측정된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스크린을 통한 자극은 투쟁 도피 반응을 활성화하고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한다. 이러한 아드레날린 분비는 불안감이나 큰 흥분을 유발할 수 있다. 기술이 인간의 발달, 행동,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비판적인 소아 작업치료사 크리스 로완은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아드레날린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완은 아드레날린이 부족해진 신체는 대신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 이 또한 불안 및 주요 우울 장애와 관련된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설명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스크린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요 장애는 ADHD다.

공중보건, 게임중독, 전자기기 중독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사인 앤드루 도안 박사는 뇌는 마치 근육과 같이 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 엔터테인먼트는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과제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주의력과 집중력을 훈련할 시간을 부족하게 만든다.

또한 장시간의 스크린 사용은 충동 조절과 논리적 사고에 중요한 전전두엽 피질의 수축과도 관련이 있다. 이는 또한 ADHD 환자들이 흥미롭지 않은 과제를 완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폐증

스크린 타임은 고립된 시간이다. 전직 상담교사 커스팅(남)은 사람들이 게임, 소셜 미디어, 인터넷에 몰입하는 동안 “그들이 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부모에게는 스크린 타임으로 인해 양육과 자녀와의 관계 형성이 부족할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놀이와 사회화의 기회를 얻는데, 이러한 기회가 부족하면 사회성 발달이 저해돼 위축되고 반사회적이며 불안한 행동으로 이어져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던클리 박사와 서스만 박사는 문제가 있는 스크린 사용과 정신 건강 문제가 양방향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폐증 혹은 유사 자폐증 증상이 있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사회성 훈련을 덜 받을수록 그들의 증상은 한층 심해진다는 것이다.

스크린 타임 줄이기는 ‘술집에서 술 안시키고 물 마시기’

스크린 사용 문제는 아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산성, 중독, 기술 남용,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프로그램, 학교 환경 디자인 등을 주제로 400회 이상의 워크숍을 진행해 온 로완 여사는 부모가 아이들이 스크린을 찾도록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한 워크숍에서 모인 성인들에게 “전자기기 사용을 적절히 관리하고 계신 분은 손들어 보세요”라고 물었다. 참석자 약 500명 중 손을 든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교육자인 캐서린 스타이너-아데어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스크린과 점점 더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어린이들은 부모가 휴대폰을 계속 확인하는 바람에 방치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보고했다.

자신의 스크린 사용량을 잘 모르거나 통제할 수 없는 부모는 자녀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 제한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일부 부모는 이제 전자기기를 일종의 베이비시터로 사용하여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가족보다 스크린 타임을 우선시하게 되고, 부모 또한 그럴 수 있다고 로젠펠드 박사는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알파 세대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훈육이 부족하며 부모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화를 낼 때 스크린 타임으로만 달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와 직장의 디지털화도 전자기기 사용을 촉진해왔다.

서스만 박사는 “마치 바에서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이 클릭 한 번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환경에서 스크린 사용을 끊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스크린 중독에서 사람들이 회복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로젠펠드 박사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를 돌보고 회복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해줄 수 있는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부모도 스크린 중독에 빠져 자녀의 스크린 중독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가족이라면 어떻게 될까?

로젠펠드 박사는 이에 대해 “그것은 정신분석가가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관적으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