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급증하는 ‘청소년 우울증’ 주요 원인으로 밝혀져

밴스 보이트버그(Vance Voetberg)
2023년 10월 12일 오후 6:21 업데이트: 2023년 10월 12일 오후 6:21

미국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시간이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심리 및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그 대가로 우울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이용 시간이 하루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우울증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09년부터 2019년 사이에 청소년의 우울증 유병률이 8.1%에서 15.8%로 급증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후 유병률 증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진 트웬지는 에포크타임스에 “우울증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셜 미디어를 지나치게 많이 이용하는 것도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결 혹은 고립

행동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로저 맥필린은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일부 청소년들에게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2008년 이후 청소년들의 스포츠 참여도는 크게 감소했다. 전국아동청소년건강조사에 따르면, 6~17세의 아이들 중 24%만이 하루 60분 이상 신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의 30%도 안 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즘 청소년들은 신체 활동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몸도 마음도 편한 소셜 미디어 세계에 머무는 걸 선호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점점 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국제 학술지 ‘건강심리학 및 행동의학’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관계 유지’를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목적의 이용자들보다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과거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맥필린 박사는 “진정한 참여와 접촉은 서로 마주할 때 비로소 일어난다”며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이용은 우리를 외로움에 빠지게 하고 현실 세계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경고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소셜 미디어가 대면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으며,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가치 있는 인간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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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비교

트웬지 교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능력, 특성, 상황 등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스스로를 평가하는 행위가 바로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심리학 저널 ‘우울증과 불안’에 발표된 한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이용자가 타인의 ‘완벽해 보이는’ 콘텐츠에 노출될 경우 자기 자신을 비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자신보다 타인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왜곡된 믿음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것이 지속되면 열등감,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소셜 미디어 중독과 자존감 저하 간의 연관성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소셜 미디어를 지나치게 이용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으며,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려는 목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더 많이 이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필린 박사는 “소셜 미디어에서 보이는 ‘표면적으로 완벽한’ 삶을 팔로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정한 가치가 있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려면 누군가를 직접 마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소셜 미디어 이용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수동적 소비와 능동적 이용이 바로 그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수동적 소비는 어떤 참여도 없이 타인의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능동적 이용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고,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2018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소셜 미디어 이용자 702명의 우울증 발병률을 콘텐츠 참여 방식에 따라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수동적 소비가 많은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면에 능동적 이용자 집단에서는 이런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소셜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면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해소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맥필린 박사는 “참여와 창작이 소비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라며 “소셜 미디어 콘텐츠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 음악 연주, 글쓰기, 독서, 토론 등 창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단순히 증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소셜 미디어는 청소년 우울증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