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장기적출’ STOP!… 중국 상징 ‘판다’로 中 비판하는 예술가 ‘화제’

MILAN KAJINEK
2019년 3월 24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8일

중유럽의 한 예술가는 어느 날 우연히 중국 양심수들이 산 채로 장기 적출을 당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게 됐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던 이 작가는 중국 장기 밀매에 관한 여러 보고서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그녀의 예술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었다. 그 후, 작가는 이 독특한 프로젝트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프라하미술대학교를 졸업한 체코 예술가 바보라 발코바는 “2015년 체코 라디오 방송에서 이 문제에 대해 듣고 나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발코바는 “사람들이 수감되고, 그곳에서 산 채로 장기를 적출당한다는 사실은 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국내외 여러 매체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이것이 판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강력한 자극제가 됐다”며 “이야기를 듣자마자 무언가 행동으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발코바는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전시회를 열었고, 이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차례대로 기록해 놓았다. 발코바의 작품은 무엇보다도 사회에 깊은 영향을 준, 역사적이면서도 현대사적인 사건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다.

발코바는 중국의 대규모 불법 장기 적출 실태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의식을 제고하고자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판다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녀는 “엄격한 보호 관리를 받는 판다와 비교해볼 때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는지, 그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어 보호 동물인 중국의 상징 판다를 이용했다”는 말로 프로젝트의 취지를 밝혔다.

판다 제작

발코바는 “판다 제작에 실리콘으로 만든 인조 피부를 사용했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살아있는 인간 제물에 관해 알려주는 강력한 시각적 메시지다. 판다는 매우 긍정적인 중국의 상징이지만,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볼 때는 중국 정부가 은폐하려고 하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판다의 몸이 인조 피부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 작가는 불법 장기 적출을 상징하기 위해 판다 인형의 몸을 절개하고는 다시 꿰매놓았다.

‘판다 얼굴을 한 공산주의’라는 이름의 아트 프로젝트에는 판다 150마리가 등장한다. 판다 한 마리가 장기 적출 희생자 1000명을 대표한다. 판다 한 마리를 제작하는 데 드는 시간은 14시간이다.

이목 집중

발코바의 전시회는 중국 신장자치구에서 온 위그르족 의사 엔버 토티(Enver Tohti)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살아있는 중국 수감자의 장기 적출 수술을 집도한 경험을 증언한 사람이다. 당시에 그는 장기 적출 수술이 상급 주임 의사의 지시로 진행됐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예술가 바보라 발코바의 전시회 ‘판다 얼굴을 한 공산주의’ | 작가 제공

토티는 2015년 영국 의회에서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게 되면,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지시를 따라야만 한다”고 증언했다.

잉글랜드에서 수년을 보낸 토티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그는  바보라 발코바와 마찬가지로 중국에는 수감자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불법 장기 적출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일에 가담한 수천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2014년, 토티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2017년 프라하에서 발코바와 그의 작품 판다를 만났다.

판다 한 마리는 중국의 장기 적출 희생자 1000명을 대표한다. | 작가 제공
프로젝트 ‘판다 얼굴을 한 공산주의’ | 작가 제공
교도소에서 돌아온 판다 인형.
솜 없이 몸에 흉터가 나 있다. | 작가 제공

전시회는 캐나다 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메이터스는 중국의 불법 장기 적출 사건을 최초로 조사해서 발표한 인권 변호사다.

발코바의 판다 스토리는 토티와 메이터스를 통해 잉글랜드로 퍼져나갔다. 판다 스토리는 다시 중국 장기 적출 종식을 위한 국제 연합의 일본 이니셔티브 담당자 유카리 웨렐을 통해서 바다 건너 일본으로까지 뻗어 나갔다.

일본에서는 ‘의학적 집단학살 종식(SMG)’이라는 한 일본 비정부 프로젝트가 발코바의 판다를 자신들의 로고로 사용하기로 했다.

2018년 초, 일본 상공회의소에서 출발한 이 일본 SMG 프로젝트는 26개 국가 의회와 28개 지방 의회의 지원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 최고 책임자는 일본 기자이자 중국 인권 전문가인 하타루 노무라다.

발코바는 “오늘날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과 나치 독일에서 일어난 일과 매우 흡사하다”며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세계는 어째서 침묵했는지 늘 궁금했다”고 했다. 그는 “아무도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강제 수용소가 공개되고 난 후에야 충격적인 잔혹 행위가 세상에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묵인 속에서 양심수를 대상으로 자행된 불법 장기 적출 만행에 관한 보고들은 2013년 유럽의회, 그리고 2016년 미 하원으로부터 그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발표된 관련 보고서 및 서적은 <핏빛 수확(Bloody Harvest)> <살육(The Slaughter)> ‘파룬궁 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 <B.H.S. 업데이트>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State Organs)> 등이다.

(왼쪽부터) 2017년 프라하에서의 바보라 발코바, 국경 없는 인권회의 파벨 포루비악, 다니엘 허만 체코 문화부 장관, 캐나다 인권 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 smgnet.org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은 파룬궁 수련자, 위구르인, 지하교회 교인, 티베트인이다.

일본의 ‘의학적 집단 학살 종식(SMG)’의 2018년 포스터 | smgnet.org

발코바는 “내 프로젝트가 중국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불법 장기 적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발코바는 ‘중국 교도소 내에서 횡행하는 불법 장기 적출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까지 계속해서 판다 인형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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